[김민호 기자] "오는 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한국전쟁 종전선언이 나올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북미정상회담의 재개와 '빅딜'을 예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접견한 뒤 기자들과 만나 종전선언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종전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6·12 북미정상회담에서 종전 문제를 다루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이번 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종전 선언을 추진하기 위한 남북미 정상회담이 열릴지 주목된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종전선언 전망을 묻는 기자에게 "우리는 그것에 관해 얘기를 나눴다"며 "그럴 수 있다. 지켜보자"고 수차례 대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한국전쟁의 종전선언은 역사적으로 아주 중요한 일"이라며 "우리가 70년이 된 한국전쟁의 종전을 논의한다는 것을 믿을 수 있느냐"고 기자들에게 반문하기도 했다.

미국을 찾은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은 이날 백악관의 대통령 집무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다. 김 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편지에 대해 세부 내용은 밝히지 않으면서도 "매우 흥미롭고 좋은 편지"라면서 "사실 아직 읽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종전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빅딜(Big deal)은 오는 12일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앞서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의 친서에 그의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관심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북한의 인권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왼쪽)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백악관의 대통령 집무실에서 80여분에 걸친 대화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80여분 간의 논의 끝에 집무실 밖으로 나온 트럼프 대통령과 김  부위원장은 함께 사진을 찍고 나와서도 대화를 이어가는 등의 모습을 보이며 긍정적인 분위기를 암시했다. 백악관을 떠나는 김 부위원장의 차량에 트럼프 대통령이 손을 흔들며 배웅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단 한번의 만남으로 모든 일을 해결할 수는 없다"며 "어쩌면 두 번째, 세 번째 만남이 있을 수도 있고 어쩌면 아무것도 없을 수도 있지만 한 가지 말할 수 있는 것은 잘 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김 위원장과의 만남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을 것을 시사했다.

그는 "김 위원장 역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믿는다"며 "북한도 비핵화를 원하는 것을 알고 있다. 그들 역시 국가로서 발전하기를 원한다. 우리가 그들에게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에 '최대 압박(maximum pressure)'이라는 용어를 더이상 사용하지 않기를 원한다"며 "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추가 제재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북한이 비핵화하지 않으면 제재를 해제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에 제재를 해제하는 날을 고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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