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방한 중 교민행사에서 한 여성에게 책을 선물하는 대가라며 입술에 키스를 해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4일 필리핀스타등 필리핀 매체에 따르면 지난 3일 두테르테 대통령은 서울에 있는 한 호텔에서 열린 자국 교민행사에 참석했다. 이날 두테르테 대통령은 "키스해 주면 책을 한 권 선물하겠다. 남자는 안된다"고 갑작스럽게 말을 꺼냈다.

이어 한 여성을 지목해 "키스로 답례해야 한다. 입맞춤할 준비가 돼 있느냐"고 질문하며 연단으로 나오게 했다. 이후 이 여성에게 키스를 한 뒤 책 한 권을 주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당시 참석자에게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려고 한 수업일 뿐"이라고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라"고 당부의 말을 남겼다.

그러나 이 같은 장면이 현지 TV를 통해 중계되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두테르테를 비난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트위터에 "두테르테 대통령이 한국에서 한 필리핀 여성의 입술에 키스했다"면서 "이날 본 것 중에 가장 역겨웠다"고 말했다.

앞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막말은 물론 기행으로 국제사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2015년 다바오 교도소 폭동 사건에 대해 "수감자들은 모든 여성을 성폭행했고, 그 중에는 호주 선교사도 있었다"며 "그녀의 얼굴을 봤을 때 나는 안타까움을 느꼇다. 그녀는 정말 아름다웠고, 나는 시장이 먼저 해야 했다고 생각했다"고 해 국제사회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또 두테르테는 지난 1월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 비즈니스 포럼 연설에서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조직원을 모집할 때 "순교하면 천국에서 처녀 42명으로 보상받는다고 꼬드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만약 우리나라에 오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도 그걸 유혹으로 던질 수 있다면, 그게 진실이라면, 나는 천국이 아니라 이곳에 그 처녀들을 준비해 두고 싶다"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계속되는 기행에 필리핀에서도 지지도가 떨어지고 있다. 지난 3월 필리핀 여론조사업체 SWS는 두테르테 행정부에 대한 순만족도가 28%로 지난해보다 10%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해당 조사는 전국 18세 이상 1천 2백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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