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호 기자]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사진)이 7일(현지시간) 종전선언을 넘어 북·미 관계 정상화를 언급하면서 6·25전쟁 이후 68년간 이어진 적대관계가 해소될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남·북·미 3자가 종전선언 세부 문안 조율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남·북·미 3자는 그동안 종전선언문 초안을 각각 작성해 왔으며, 최근 남·북·미가 각자 작성한 초안을 상호 교환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아울러 이 소식통은 "평화협정문도 계속 준비 중이고, 실제 작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식통에 따르면 종전선언문 초안은 한반도에서 전쟁을 종식한다는 내용과 함께 평화협정 체결까지 이어질 수 있는 내용 등이 포괄적으로 서술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종전선언의 내용이 복잡하지 않기 때문에 상당 수준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안다"며 "남·북·미 간에도 내용적으로는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종전선언문의 교환과 조율 작업은 성 김 주(駐)필리핀 미국대사 등 미국 대표단과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등 북한 대표단이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성 김 대사 등 미국대표단은 지난달 27일부터 이날까지 판문점에서 북한 대표단과 여섯 차례 이상 실무회담을 가졌다.

문제는 이번 북미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이 실제 이뤄지느냐 여부다. 이는 북미간 협상에서 비핵화와 체제 안전 보장 등의 각론이 조율될 때 가능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싱가포르 회담에 대해 "잘 될수도 아닐 수도..."란 식의 언급을 하고 있다. 북한과의 최종 조율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종전선언 발표는 미국이 요구하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와 북한이 원하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체제보장'(CVIG) 사이에서 양측이 얼마나 접점을 찾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미·일 정상회담을 한 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반도 종전선언과 북·미 관계 정상화 의지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단계로 종전 합의에 서명할 수 있다. 그들과 그것에 관해 얘기하고 있다"며 "그것은 쉬운 시작이고, 어려운 부분은 남아있게 된다"고 말했다.

종전선언은 법률적 구속력보다 선언적 의미여서 어려울 것은 없지만, 향후 비핵화와 체제보장을 이행하는 단계가 험난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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