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북미 정상회담으로 국제 무대에 오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싱가포르 방문기간 동안 평양에서는 최룡해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대리 통치'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북미 싱가포르 정상회담은 김정은 위원장이 공개 일정으로 나서는 첫 해외 방문이라는 점에서 북한 권력 공백 단속과 군 통제가 더욱 신경 쓰이는 상황이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어느 때보다 자신이 없는 북한에 대한 체제 관리에 만전을 기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북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의 실질적 2인자인 최룡해 국무위원회 부위원장이 북한에 남고,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싱가포르에 김 국무위원장을 보좌할 것으로 보인다. 최 부위원장을 북한에 남기는 건 정변발생 가능성 등을 염두해 둔 것이란 분석이다.

최 부위원장은 남ㆍ북정상회담과 북ㆍ중 정상회담때도 평양을 지켰다. 그만큼 믿음직한 인물이라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집권 이후 두 차례 중국 방문 때마다 최룡해 부위원장을 평양에 머물게 했다. 최 부위원장은 당 중앙군사위 위원 및 국무위원회 부위원장도 겸하고 있어 당·정·군을 아우르는 인물로 김 위원장의 최측근이다.  

따라서 이번에도 김 위원장이 최 부위원장을 평양에 머물게 한 뒤 싱가포르에서 거의 실시간 보고를 받고 원격 지시를 내리지 않겠느냐는 추측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당 정치국과 중앙군사위 등에서 가진 보직을 고려할 때 최룡해가 실세"라며 "김정은 부재 시 당 권력은 물론 군 권력도 신망받으며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이다"고 말했다.

특히 최 부위원장의 최측근인 김수길이 최근 군내 서열 1위인 총정치국장에 임명되면서, 최 부위원장을 통한 군부 통제가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최룡해는 누구?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아들 김정은의 공식데뷔 무대인 지난 2010년 9월 28일 3차 당 대표자회 개최 하루 전, 군 승진 인사를 전격적으로 단행했다.

이 자리에서 '최고사령관 명령 제0051호'를 통해 김정은을 인민군 대장으로 임명했고  인민군 지휘성원들의 군사칭호를 다음과 같이 올릴 것을 명령했다. "대장: 김경희, 김정은, 최룡해, 현영철, 최부일, 김경옥..."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과 함께 리영호 총참모장의 숙청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은 김일성 주석의 항일 빨치산 시절 동료인 최현 전 인민무력부장의 둘째 아들이다.

2010년 9월 대장 승진에 이어 군부 3대 요직 중 하나인 총정치국장에 임명돼 장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위치에 올랐다.

2013년 핵 실험 이후 특사의 자격으로 2013년 5월 중국을 방문했고 2014년 10월 4일,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황병서, 조선로동당 대남 담당 비서 김양건과 함께 2014년 아시안 게임 폐막식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최룡해는 2015년 '큰 아들이 남한드라마를 본 죄'로 좌천돼 혁명화 교육을 받고 좌천되었으나 다시금 복귀하여 조선로동당 근로단체담당 비서가 되었고, 2016년 5월 9일 조선로동당 제7차 당대회에서 조선로동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에 재진입하면서 다시금 권력의 정점에 서 있음을 과시했다. 새롭게 생긴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에도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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