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한국당 김성원(맨 오른쪽) 초선의원 모임 간사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초선의원 모임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민호 기자]자유한국당이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중앙당 축소·당명 개정 등 수습안을 일부 내놓았지만, 이 와중에 특정 계파를 겨냥한 메모가 언론에 공개되면서 또 다시 사분오열 됐다.

전날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의 혁신안 발표를 계기로, 의원들의 ‘네 탓’ 공방은 물론 ‘친박(근혜계) 대 비박(근혜계)’이라는 해묵은 계파 갈등까지 수면 위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19일 오전 초선모임에 참석한 복당파 박성중 의원의 휴대전화에서 계파 갈등을 암시하는 메모가 언론에 노출되자 지목된 의원들은 강력 반발했다.

해당 메모에는 '친박·비박 싸움 격화', '친박 핵심 모인다 서청원, 이장우, 김진태 등등 박명재, 정종섭', '세력화가 필요하다. 적으로 몬다. 목을 친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메모에서 친박 핵심으로 지목된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페이스북)를 통해 "우리당 의원이 휴대폰에 '친박핵심 김진태 등등...적으로 본다. 목을 친다!'라고 쓴 것이 사진이 찍혀 공개됐다"면서 "겉으로는 반성하니 어쩌니 하면서도 결국 내심은 이것이었나"라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잘못하면 당이 해체될 판인데 계파싸움으로 당권을 잡아서 뭐하겠다고 저럴까"라며 "난 탄핵에 반대하고, 문재인 정권과 싸운 것 밖에 없는데...내가 그렇게 미웠을까"라고 자신을 지목한 세력을 겨냥했다.

역시 메모에 등장한 이 의원은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복당파를 향해 "본인들은 새로운 정치를 한답시고 나가서 당을 만들더니 또 들어와서 그런 걸 하고 있다"며 "그게 새로운 정치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친박계라고 해서 계파 사람들이 모여본 적도 없고 논의한 적도 없다"며 "복당파가 앞장서서 치른 선거가 이렇게 됐으면 자중해야 한다. 이상한 메모를 남겨서 당을 분열시키는 게 해당(害黨)행위"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국당 초선의원들도 이날 오전과 오후 두 차례 모임을 갖고 계파 갈등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김 권한대행이 제시한 '혁신안'에는 대체로 공감 의사를 보이면서도, 의원총회를 통해 세부적인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초선모임의 간사를 맡고 있는 김성원 의원은 이날 오후 모임 후 기자들과 만나 "당 혁신에 대한 진정성이 훼손돼서는 안 되고, 친박과 비박 간의 싸움이 절대 일어나지 않도록 초선부터 중심 잡고 패거리 정치를 안 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 권한대행도 당 쇄신안에 대해 미리 소통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고, 초선들도 쇄신안의 방향성에 대해 공감했다"며 "세부적인 각론에 대해선 여러 가지 의견들이 있으니 빨리 의총을 열어 논의하자고 건의했다"고 말했다.

한편, 초선의원들은 당의 혁신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오는 21일 오전 '제3차 모임'을 열기로 했다.

그러나 당내에선 ‘김성태 혁신안’이 김 권한대행의 대표성 논란과 계파 갈등으로 비화되면서, 가장 중요한 당 혁신 논의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 친박계 초선 의원은 “개혁이 계파싸움같이 가면 이제 와서 누가 누굴 나무라는 모습으로 비칠 뿐”이라고 우려했다. 한 중진 의원은 “소위 ‘복당파’와의 만남으로 김 권한대행 자체가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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