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한국당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있다.
[김민호 기자] “다음 총선까지도 제대로 혁신 못 할 것이다. 그리고 다음 총선에서 완전히 소멸할 것이다. 구제 불능이라고 본다”

정두언 전 의원이 지난 19일 SBS 라디오 ‘김성준의 시사전망대’에 출연해 한 한국당에 대한 평가다.

이를 증명하듯 자유한국당이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에도 친박(친박근혜)·비박(비박근혜) 계파 갈등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바른미래당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당 수습에 이미 착수한 것과 달리 한국당은 당 주도권을 둘러싼 계파 갈등이 고조되면서 연일 내홍만 거듭하고 있다.

한마디로 '이판사판 공사판'이다.

김성태 당대표 권한대행은 22일 “정말 지긋지긋한 친박의 망령이 되살아난 것 같아 밤잠을 한숨도 못 이뤘다. 정말 참담하다”고 말했다. 전날 당 쇄신안을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에서 친박계와 비박계가 정면충돌한 것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어 김 권한대행은 ‘목을 친다’는 메모로 계파 갈등의 계기를 제공한 박성중 의원을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하겠다고 했다. 한 비박계 의원은 “친박계가 더는 김 권한대행을 흔들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친박계는 계속해서 김 권한대행의 사퇴를 요구하며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는 분위기다. 김진태 의원은 “김 권한대행은 있지도 않은 친박에 기대 정치생명을 연명할 생각을 하지 말고 쿨하게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박근혜정부 시절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을 지낸 유민봉 의원은 “모두가 한발 물러서고 가진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며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내홍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친박계 한선교 의원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박계가) 존재하지도 않는 가상의 적(敵)을 만들어 자신들의 결속과 도덕적 우위를 노리고 있다”며 “애들 장난 같은 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제는 한국당이란 소리만 들어도 치가 떨립니다. 총선까지 '아수라당' 개XX들의 시궁창 싸움을 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원망스럽습니다"

한 네티즌의 이 같은 분노가 정 전 의원의 "구제불능"이란 말과 오버랩되면서 한국당이 과연 총선까지 갈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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