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태국 북부에서 유소년 축구팀 12명과 코치 1명이 관광 목적으로 동굴에 들어갔다가 실종된지 1주일에 접어든 가운데, 구조대가 동굴 위로 연결된 통로를 통해 내부로 진입하는 새로운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고 미 CNN방송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구조 당국에 따르면 11~15세 소년 12명과 25세의 코치는 지난 23일 오후 치앙라이 지역의 '탐 루앙 낭 논' 동굴에 들어갔다가 연락이 두절됐다.

 
동굴 입구에는 소년들의 가방 등 소지품 및 이들이 타고 온 것으로 추정되는 자전거들이 발견됐고 구조 당국은 이들이 동굴에 들어갔다가 갑자기 내린 비로 수로의 물이 불어나면서 고립된 것으로 파악하고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동굴이 최대 10㎞로 긴 데다가, 계속 비가 내리고 있어 구조대는 수색에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구조대는 동굴 위에서 접근하는 새로운 방법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구조대는 동굴 위의 언덕에서 동굴 내부로 연결되는 것으로 보이는 자연 통로(굴뚝)를 발견했다.
 
이 자연 굴뚝은 지름 1.5m에 깊이 22m 가량으로 동굴 입구 북쪽에서 발견됐다. 소년들의 자전거가 발견된 지점이다.
 
 
태국 당국의 요청으로 현장에 파견된 영국 동굴 전문가 2명은 29일 아침 이 자연 굴뚝을 통해 동굴로 들어갔으며 20m 깊이까지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구조대들은 이러한 통로가 여럿 존재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동굴이 위치한 지역이 숲이 우거진 산악지대로 이 같은 통로를 발견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방송은 전했다. 구조대는 그나마 이 굴뚝이 동굴로 연결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앞서 구조대는 동굴로 연결될 것으로 보이는 이런 통로를 발견해, 굶주리고 있을 소년들을 위해 음식물을 넣어보기도 했다.

현재 현장에는 산세 등 지형을 파악하기 위한 드론, 동굴 내부의 수로 수색을 위한 잠수부 등이 총동원돼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잠수부들은 동굴 내부 여러 지점에 구멍을 뚫어 물을 빼는 작업을 하고 있다.

▲ 태국 군인들이 29일 치앙라이주 매사이 탐루엉 동굴에서 실종자 수색 작업을 하다가 입구쪽으로 나오고 있다.
소년들이 실종된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희망은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전문가는 CNN에 "소년들은 이전에도 이 동굴에 여러차례 와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안전한 지대에 피신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태국 군인들이 29일 치앙라이주 매사이 탐루엉 동굴에서 실종자 수색 작업에 필요한 펌프 장비를 옮기고 있다. 치앙라이주 축구캠프 소속 선수 12명과 코치 1명은 지난 23일 동굴 구경에 나섰다가 현재까지 실종된 상태이다.
그러나 그는 이어 "문제는 지난 2주 동안 태국 북부를 강타한 폭우"라면서 "폭우로 물이 불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동굴 입구에는 소년들이 실종된 것으로 알려진 23일 밤부터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으며, 친인척 십수명도 모여 가슴을 졸이고 있다. 이 가운데 몇몇은 탈수증세 등을 보여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한 실종 어린이의 아버지는 당국이 아이들을 찾아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상황이 더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아들이 돌아올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했다.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도 29일 현장을 방문해 실종자 가족들과 만나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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