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 '유병언 회장 구인장 집행 돌입'
굳게 잠겼던 안성 기독교복음침례회(세칭 구원파) 금수원의 빗장이 21일 풀려 검찰이 세월호 실소유주인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에 대한 구인 절차에 착수했다.

유 전 회장의 은신처로 알려진 금수원 진입을 막아섰던 구원파 신도들이 이날 '구원파가 오대양 사건과 무관하다'는 검찰의 공식 입장 통보에 농성을 풀고 유 전 회장 구인 수색에 협조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물리적 충돌없이 검찰 수사관들이 금수원 내로 진입, 수색을 벌이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 소속 검사와 수사관 70여명이 승용차와 승합차, 긴급호송버스 등 7대에 나눠타고 이날 오후 12시10분께 금수원 내부로 진입했다.

금수원 전체 면적이 46만6000㎡로 넓어 유 전회장에 대한 신병확보를 위한 구인과 유 전 회장의 아들 대균(44)씨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위한 수색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이 지난 17일 금수원 내에서 열렸던 토요예배 당시 신도들의 차량을 이용해 금수원을 빠져 나간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렸으나 유 전 회장 부자의 은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데다, 소재 파악에 필요한 단서 확보를 위해 이날 구인 절차에 들어갔다.

앞서 이날 검찰이 금수원을 봉쇄하고 있는 구원파 신도들에게 자진 철수를 최후통첩한데다 진압을 위한 경찰기동대까지 현장에 배치됨에 따라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으나 구원파 측이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충돌없이 구인장 집행이 이뤄지게 됐다.

평신도복음선교회 이태종 임시대변인은 이날 오전 11시10분께 "지난 23년 동안 오대양 사건의 오명을 쓰고 살아온 우리 교단의 명예를 되찾았다"며 "오늘 검찰로부터 공식적으로 오대양 사건과 우리 교단과 무관하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이 우리 교단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표현했다고 판단한다. 그동안 유병언 전 회장의 인간방패로 오해 받으며 몸으로 막았던 저희 투쟁을 물리겠다"며 "누가 보아도 공정한 수사를 약속해 달라"고 덧붙였다.

기독교복음침례회는 전날 검찰이 "오대양 사건과 종교와는 무관하며 유 전 회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자 내부 논의를 거쳐 자진 철수를 결정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기동대 1000여명 등을 금수원 주변에 배치했다. 구원파 측은 언론의 취재는 철저히 통제했다. 

한편 황교안 법무부장관은 21일 소재가 불분명한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추적 문제와 관련, "검찰에서 다각도로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 긴급현안질의에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구인장을 발부해 검경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황 장관은 또 "4월 중순에 이 사건이 문제가 되자마자 유병언 일가에 대한 출국 금지조치를 취했고, 일부는 출국을 시도하다 차단됐다"며 "(외국으로) 나갈수 있는 방법은 밀항인데, 그 부분에 대해서도 조치를 취하고 있다.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했고, 국내에서 검경이 노력해 검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황 장관은 아울러 "유병언 개인의 재산뿐 아니라 선주회와 계열사 불법 자산에 대해 추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검찰은 유 전 회장의 소재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여서 난관이 예상된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지난 17일 토요예배 전후로 유병언 전 회장이 최근 금수원 밖으로 빠져나가 서울의 신도 집 등에 은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검찰은 그동안 유 전 회장이 금수원에 머물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드나드는 차량들을 검문·검색하는 등 신병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 왔지만, 결과적으로 유 전 회장을 놓치고 만 것이다.

검찰은 지난 19일 유 전 회장이 금수원 인근 요양병원에 머물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급습했지만 소재를 확인하지는 못했다.

다만 이곳의 냉장고와 싱크대 등의 상태 등에 비춰볼 때 최근까지 유 전 회장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머물러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이 눈앞에서 핵심 당사자를 놓치고 말았다는 비판도 가능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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