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MBC 캡쳐)
[신소희 기자]익산에서 만취 환자가 응급실 의사를 마구잡이로 폭행하는 사건이 또 발생해 가해자를 향한 국민들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4월 2일에는 같은 지역인 익산에서 119 구급대원 강 씨가 술에 취해 쓰러져 있던 윤 씨를 이송하던 중 정신을 차린 윤 씨가 욕설과 함께 휘두른 주먹에 수차례 맞고 입원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하지만 사건은 이렇게 끝나지 않았다. 폭행을 당한 강씨는 이후 경련과 구토, 불면증 등 극심한 스트레스 증상을 호소하던 중 3주 쯤 지나 돌연 뇌출혈 증상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수술을 받았으나 결국 수술 8일 만에 목숨을 거두고 말았다.

전북 익산경찰서는 술에 취해 병원 응급실 의사를 폭행하고 난동을 부린 A(46)씨를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 조사 중이라고 2일 밝혔다. 

손가락이 골절돼 병원을 찾은 A씨는 당직의사인 B씨가 웃음을 보이자 “내가 웃기냐”면서 무자비한 폭행을 했다.

당시 폭행 현장이 담긴 CCTV 영상을 보면 A씨는 의자에 앉아 있던 B씨를 갑자기 주먹으로 여러 차례 가격한 뒤 쓰러진 B씨의 머리채를 잡았다. 이후 경비원이 다가오자 또 한번 발길질을 가했다.

이 폭행으로 B씨는 뇌진탕, 코뼈 골절, 치아 골절 등을 입어 치료를 받고 있다. 당시 상황을 찍은 다른 영상을 보면 B씨가 흘린 피가 응급실 바닥에 낭자해 있다.

A씨는 경비원과 경찰이 출동한 상황에서도 B씨를 향해 “감방에 들어가더라도 나와서 죽여버리겠다”라고 소리쳐 B씨가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사 B씨가 의협신문과 가진 인터뷰에 따르면 A씨는 술에 취한 채 “입원을 원한다. 남자가 한 입으로 두 말 안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다른 환자의 엑스레이 영상을 보고 있던 B씨는 A씨의 말에 소리 없이 웃었고, 이에 A씨는 “너는 왜 웃냐? 내가 코미디언이냐?”고 시비를 걸었다는 것.

B씨가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네요. 술 드셨어요? 술 드시고 시비 걸지 마세요”라고 말하자 A씨는 이름을 묻고는 돌아가는 듯하다가 다시 돌아와 주먹을 휘둘렀다는 게 B씨의 주장이다.

B씨는 “응급실 의료진들이 항상 폭행의 위험 속에 노출돼 있는데 솜방망이 처벌과 경찰의 안일한 대처로 폭행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사 B씨는 현재 코뼈 골절, 뇌진탕 증세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익산 응급실 폭행 사건이 알려진 후 전라남도의사회는 4일 “폭행 현장에서 경찰의 미온적 대처가 상황을 악화시켰다”며 일침을 가했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이 사건 관련 청원이 올라와 하루 만에 25000명이 넘는 인원이 청원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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