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 대한가수협회 김흥국(59·사진) 회장이 수억원의 협회 기금을 유용한 혐의로 고발당했다.

박일서 수석부회장과 박수정·함원식 이사 등 3명은 5일 오후 김흥국 회장이 협회 기금 총 3억4500여만을 횡령했다며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고발인 3명은 김흥국 회장으로부터 강제 제명당한 사실에 대해 법원이 협회해임 및 징계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지난달 29일 협회 임원직에 복귀했다.

박일서 부회장 등 3명은 이날 접수한 고발장에서 피고발인 김흥국은 2015년 10월 회장 이취임식 자리에서 모금된 570만원을 협회 수입금으로 처리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썼다고 주장했다.

또 김흥국은 2016년 3월말쯤 서울 강남구 소재 건강검진센터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현금 970만원과 원로회원 30명 무료검진권을 기부받은 후 협회 수입으로 회계처리하지 않고 회장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가수금’으로 처리하는 수법을 통해 970만원을 유용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흥국은 이날 오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일서 대한가수협회 수석부회장에 대해 “제게 개인적인 앙심을 품고 있는 악질”이라며 “터무니 없는 고소로 가수협회와 가수 전체를 욕되게 하고 있다. 그를 영구제명해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흥국은 기금 유용 주장에 대해 “참으려 했는데, 박일서의 주장에 어이가 없다. 거짓 주장을 모은 고소를 통해 ‘피소됐다’는 것 만으로 큰 피해를 받고 있다”며 “3년간 회장을 맡으며 오히려 제 개인 돈을 써가며 노력한 것을 많은 분들이 잘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조금의 부정도 저지른 바 없고, 상대 주장이 억지인만큼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결백을 입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흥국은 2016년 4월에도 가수 유모씨를 지명이사로 선임하면서 기부금 1000만원을 받아 이 역시 개인적으로 가로챈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김흥국은 한국음악실연자협회로부터 2억5000만원의 행사 보조금을 지급받아 2016년 11월 15일 ‘니치버젼’이라는 행사대행사와 비밀리에 계약 체결로 ‘희망콘서트’를 추진하면서 보조금 전액을 써 버렸다.

당시 이사회를 거치지 않은 채 회장 직권으로 진행된 행사였기에 2억5000만원이 없어진 데 대해 박일서 수석 부회장 등 일부 임원이 문제를 제기하자 김흥국은 박 부회장 등 3명을 독단적으로 강제 해임하고 회원 자격까지 박탈시켰다.

박일서 부회장 등 3명은 법원 결정에 따라 협회에 다시 복귀해 협회 기금통장 내역을 살펴본 결과 김흥국은 성폭행 의혹과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던 지난 5월 31일 4000만원을, ‘2018 러시아 월드컵’이 열리기 전인 지난 6월 11일에는 3000만원을 개인적으로 찾아 썼다며 이날 김흥국을 경찰에 개인 및 업무상 횡령죄로 고발했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