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9일 삼성전자 현지 공장 준공식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과 첫 만남을 가질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계 안팎의 관심이 두 사람의 '첫 만남' 성사 가능성에 쏠리고 있다. /더팩트 사진 캡쳐
[이미영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8일부터 13일까지 5박6일 인도와 싱가포르 국빈 방문기간에 삼성전자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할 예정으로 알려지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의 조우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는 5일 문 대통령의 해외순방 일정을 소개하면서 문 대통령이 인도 국빈 방문 기간인 9일 삼성전자 노이다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노이다 신공장은 삼성전자가 6억5000억 달러를 투자해 만든 인도 내 최대의 휴대폰 공장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준공식 참석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금까지 대통령 경제행사에 특정인에 대해 누구는 오고 누구는 오지말라고 한 적이 없다"며 "개별 기업 공장 준공식에 개별 기업 최고위급이 참석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준공식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참석할 가능성도 크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다만 삼성전자 측은 이 부회장의 준공식 참석 여부에 대해 공식적인 언급은 없었다.

그러나 청와대 측의 설명 이후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과 첫 조우 가능성을 점치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앞서 문 대통령이 중국 국빈 방문 당시 충칭시에 있는 현대자동차 제5공장을 찾아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과 함께 현지 생산 라인을 둘러봤던 전례가 있던 만큼 이번에도 최고 의사결정권자와 조우가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인도 정부에서도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이 부회장의 참석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인도에서의 조우가 이뤄질 경우 사실상 이 부회장의 복귀 이후 첫 공식일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초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후  세차례의 해외 출장 등을 통해 인공지능(AI) 사업 등을 챙겨왔지만 국내에선 행보를 자제해왔다.

재계에선 이번 두 사람의 만남이 성사되면 정부와 삼성과의 관계가 바뀔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집행유예로 석방된 이후 5개월여 동안 유럽과 북미, 중국, 홍콩, 일본 등 글로벌 무대에서 그 어느 때보다 바쁜 일정을 소화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이렇다 할 공식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이 경영복귀 시점을 저울질하는 동안 삼성은 주요 그룹이 거쳐 간 정부 주관 경제 관련 행사에서도 두각을 보이지 못했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문 대통령을 대신해 재계 주요 총수들과 만나 경제 협력을 논의했을 때에도 재계 서열 1위 삼성은 빠져 있었다.

여기에 최근 들어 공정거래위원회를 중심으로 삼성 지배구조 변화에 대한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데다가 삼성전자서비스의 노조 와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 등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연일 잡음이 끊이지 않으면서 삼성의 고민은 커져만 가는 분위기다.

때문에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이 부회장과 문 대통령의 첫 만남이 대내외적으로 녹록지 않은 상황에 놓인 삼성에 '변곡점'이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7일 더 팩트와의 통화에서 "이 부회장은 그간 그룹 내 굵직한 행사를 비롯해 국내 경제계 행사에서도 좀처럼 얼굴을 보이지 않았다"며 "이 부회장의 정중동 행보 배경에 대한 해석은 제각각이지만, 수개월째 공식 행보에 나서지 않았던 그가 이번 인도 공장 준공식에서 문 대통령과 만난다면 국내는 물론 국외 파트너사들이 바라보는 인식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6월 착공한 삼성전자 노이다 신공장은 기존 12만㎡ 크기의 공장을 두 배 규모로 증설했다. 총 투자 금액은 500억루피(약 7985억원)에 이른다. 지난 2016년 인도 정부와 처음 공장 증설을 논의할 때 투자 규모인 197억루피보다 대폭 늘었다.

공장이 완공되면 노이다 공장에서는 월 1000만대, 연간 최대 생산량은 1억2000만대에 달해 인도는 베트남, 중국과 함께 삼성전자의 글로벌 3대 생산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한편 청와대에서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자 '선 긋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6일 오전 춘추관에서 진행된 정례 브리핑에서 '청와대에서 이 부회장을 초청했다'는 일부 보도 내용과 관련해 "일반적으로 (국내 기업이) 해외 투자를 하면서 (현지에) 준공식을 할 때 (대통령이) 참석하는 범위와 형식에서 벗어나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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