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희 기자]폭행 등 전과 3범의 조현병(정신분열증) 환자가 저지른 흉기 난동에 출동한 경찰관 2명이 진압과정에서 다쳐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출동 경찰관들은 당시 방검복(防劍服)을 착용하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8일 경북지방경찰청 관계자는 “112신고가 ‘기물파손’으로 접수됐기 때문에 출동 경찰관들은 칼을 막는 방검복을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경북지방경찰청과 경북 영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30분쯤 “아들이 집 안 살림살이를 부수며 난동 부린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범인은 조현병을 앓고 있는 백모(42)씨로 모친이 직접 신고했다.

영양서 소속 김 모(51)경위, 오 모(53)경위가 현장인 경북 영양군 영양읍 동부리 백씨의 집으로 출동했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때가 오후 12시 49분, 당시 백씨는 흥분한 상태로 마당에서 화분 등을 집어 던지고 있었다. 두 경찰관은 우선 백씨를 진정시켜야 한다는 판단에 “흥분을 가라 앉히라”며 설득에 들어갔다. 처음에는 순순히 대화를 나누던 백씨가 갑자기 뒷마당으로 달려가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그가 집에 있던 10cm길이의 과도를 집어들어 휘두르기 시작한 것이다.

백씨가 사방으로 흉기를 휘두르고, 두 경찰관이 이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김 경위가 목 부근을 찔렸다. 김 경위는 사고 직후 헬기로 후송돼 안동병원서 응급치료를 받았으나 과다출혈 등으로 끝내 숨졌다. 오 경위도 얼굴에 자상(刺傷)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경찰청 측은 “두 경찰관은 근무수칙대로 테이저건, 38구경 권총을 챙겼지만, 갑작스러운 상황이어서 사격하지 못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백씨는 동료가 다쳤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달려온 경찰들에게 붙잡혔다. 경찰은 백씨가 조현병을 앓은 적이 있다는 가족의 진술을 확보하고, 정확한 범행동기를 확인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조현병 증상이 있는 백씨는 정신병원 입·퇴원을 반복했던 것으로 조사됐다”며 “최근에는 (조현병)약을 복용하지 않아 증세가 심해진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전과 3범인 백씨는 최근까지 반복해서 크고 작은 난동을 부려왔다. 그는 2011년 1월에는 환경미화원 오모(52)씨를 때려 다치게 한 혐의로 1년 6개월 실형을 받았다. 출소 이후에도 집 안의 집기를 부수는 등의 난동으로 입건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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