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이 7일 서울의대 법의학교실에서 유전자 검사를 위해 구강 점막세포 채취를 하고 있다. 설정 스님은 숨겨둔 친딸이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신소희 기자]숨겨둔 친딸(은처자·隱妻子)이 있다는 의혹을 받는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7일 유전자 검사를 위해 세포를 채취했다. 설정 스님은 은처자 의혹을 제기한 불교닷컴 이석만 대표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번 유전자 채취는 재판 과정에서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이루어진 것이다.

조계종은 설정 스님이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5민사부로부터 유전자 감정을 지정받고 이날 오전 서울의대 법의학교실에서 구강 점막세포를 채취했다고 밝혔다.

설정 스님은 지난해 10월 4년 임기의 35대 조계종 총무원장에 당선돼 11월 취임했다. 하지만 총무원장 선거 당시 거액의 부동산 보유 의혹, 학력 위조 의혹, 은처자 의혹 등이 제기됐다. 선거 당시 설정스님 측은 학력위조 사실은 인정했지만 은처자 의혹은 “유전자 검사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해명하겠다”고 강하게 부인하며 의혹을 제기한 불교닷컴 이 대표를 상대로 1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하지만 지난 5월 1일 MBC 'PD수첩'이 '큰 스님께 묻습니다' 편을 통해 관련 의혹을 다루면서 논란은 확산했다. 방송은 설정 스님이 친딸이라는 의혹이 있는 전모씨에게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2억원에 가까운 생활비를 지원했다고 보도했다.

▲ 6일 오후 서울 조계사 앞에서 '조계종의 발전과 개혁을 염원하는 사람들의 모임', '설정스님을 지지하는 불자들의 모임' 회원들이 설정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의 퇴진을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앞서 설정 조계종 총무원장 스님이 '은처자 의혹'에 휩싸인 데 대해 지지자들은 "일부 반대 음모 세력의 의혹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조계종의 발전과 개혁을 염원하는 사람들의 모임' '설정 스님을 지지하는 불자들의 모임' 등은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산 일주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설정 스님은 유전자검사를 통해 의혹을 해소하고자 했지만 은처자로 지목된 김씨는 30년 전 미국으로 건너가 연락이 닿지 않았다"며 스님에게 숨겨둔 딸이 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씨의 딸도 현재까지 친모를 비롯한 가족, 종단, 수사기관의 연락에 전부 응하지 않고 자취를 감추고 있어 유전자 검사를 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설정 스님 인터뷰를 보고 진심이 느껴져 자발적으로 참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설정 스님 지지 문구가 적힌 우산을 쓰고 "음모세력의 도를 넘어서는 인신공격, 시간이 갈수록 거짓이 난무하는 이 사태를 묵과할 수 없다"고 했다.

지지 모임은 "설정 스님은 의혹을 해소하고자 현재 법원의 유전자 검사 절차에 적극 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1964년경 이미 군대에서 정관 수술을 받아 법원에 무정자증 확인 자료까지 제출한 상황"이라며 "설정스님은 의혹 해소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하고 있는 것이지 유전자 검사에 응하지 않고 있는 것이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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