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15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의 최고 선거법원 앞에서 룰라 전 대통령의 사진을 들고 그의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민호 기자]브라질 대선을 50일도 채 남기지 않은 가운데 부패혐의로 수감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여전히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현지시간) 브라질 여론조사업체 MDA에 따르면 대선후보들에 대한 투표의향을 묻는 조사에서 좌파 노동자당(PT)의 룰라 전 대통령이 37.3%로 견고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극우 성향 사회자유당(PSL) 자이르 보우소나루 후보가 18.8%를 기록하며 비교적 큰 격차로 2위에 올랐다.

1차 투표에서 당선자가 나오지 않아 결선투표가 치러지면 룰라 전 대통령은 어떤 후보와 대결해도 승리할 것으로 관측됐다. 룰라 전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보우소나루 후보가 우세할 것으로 전망됐다. 수감중임에도 이렇게 국민의 지지를 받는 이유가 뭘까

룰라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대통령'

룰라 전 브라질 대통령은 한때 '좌파의 아이콘'이자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대통령으로 꼽혔지만 결국 부패 혐의로 감옥에 갇히는 신세로 전락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경찰 자진 출석를 앞두고 행한 연설에서 결백하지만 체포명령에는 따르겠다고 밝혔다.

"내가 두려워하지도, 도망 다니지도 않으며 내가 무죄임을 그들에게 증명하기 위해 나갈 것이다"

올해 72살인 룰라 전 대통령은 12년 1개월의 중형을 선고받은 만큼 정치생명은 사실상 끝났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빈농 가정에서 태어나 구두닦이와 세탁소 점원 등을 거친 룰라는 브라질 사상 첫 좌파 정권을 탄생시켰다.

중도 좌파 성향인 룰라는 집권 후에도 과감한 중도실용 노선으로 돌아서 국가 부도 위기로 치닫던 브라질 경제를 회생시켰다.

룰라가 집권하던 2003년부터 2008년 사이 브라질은 연평균 5%에 가까운 경제 성장률을 기록했다. 분배정책에도 상당한 성과를 거둬 2천8백만 명의 브라질 국민이 빈곤의 늪에서 빠져나왔다.

룰라는 특히 뛰어난 언변과 강력한 카리스마로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대통령으로 꼽혔다. 룰라의 퇴임 당시 지지율은 80%를 넘었다.

하지만 퇴임한 뒤 부패와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되는 등 부패 의혹에 발목이 잡혔으며, 결국 이로 인해 수감되는 첫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MB “나는 세계에서 가장 열심히 일한 대통령”

▲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3년 4월 5일, 이명박 전 대통령은 당시 <조선일보>와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재임기간 평가에 대한 평가를 내놓았다.

이 전 대통령은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나 스스로 억울하다 생각하지 않고, 나 스스로 평가할 때 경제위기를 맞아 세계에서 가장 열심히 한 대통령이라는 자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청와대는 그동안 이 대통령에 대한 언론 인터뷰 요청에 대해서도 “단독 인터뷰는 없다는 게 원칙”이라고 밝히며, 외신 인터뷰 등과 함께 진행하는 등의 형식을 취해왔으나, 퇴임을 앞두고 조선일보와 단독인터뷰를 하며 그동안 밝혀온 ‘원칙’을 무색하게 했다.

감사원이 4대강 사업을 ‘총체적 부실’이라고 평가한 것에 대해 이 대통령은 “공무원들은 물일(물과 관련한 공사)을 이해 못한다”고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물일은 홍수 한번 만나면 원점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빨리 해야 한다. 감사원에서 환경 하는 사람들은 물일에 대한 이해가 없다”고 비판했다.

임기말 특별사면에 대한 거센 여론의 비판에 대해 이 대통령은 “국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면서도 “진짜 측근은 (사면) 안했다”고 변명했다.

사돈과 측근을 특별사면으로 풀어준 것에 대해서도, 총체적 부실이라는 4대강 사업에 대해서도, 국가 예산을 잘못 사용한 내곡동 사저에 대해서도, 고·소·영 인사라는 비판에 대해서도 ‘반성’은 없었다.

2시간 넘게 진행된 인터뷰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나는 5년간 잘못한 게 하나도 없다”였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