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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불사조로 만드는 의학·과학 '생존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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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5.25  13:4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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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존의 한계
극한의 상황, 과연 어디까지 견뎌내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 심장까지 얼어붙게 하는 가공할 추위, 온몸이 녹아내리는 화염, 몇십 초 만에 패닉에 빠뜨리는 깊은 물속과 높은 고도, 공학의 지원 없이는 생존 불가능한 우주 공간….

'생존의 한계'는 이런 적대적 조건에서 인체가 어떤 영향을 받으며 어떻게 반응하고 버텨내는지, 그리고 그 한계를 인류가 어떻게 확장해왔는지를 추적한다.

'세상에서 가장 익스트림한 의사' 저자 케빈 퐁은 매우 독특한 이력과 경험을 가진 의학박사다. 의학과 천체물리학을 전공해 NASA 의학 연구원으로 활약했고, 집중치료 전문의로서 세계 여러 병원의 응급실에서 수많은 위급 환자와 마주했다. 또 영국에서는 BBC 메디컬 다큐멘터리 진행자로 더 유명하다. 런던대학교 생리학 교수이자 이 대학 병원의 의사다.

'생존의 한계'는 퐁의 체험과 연구를 집대성한 '생존의 한계에 관한 모든 것'이다. 섬세하고 역동적인 인체의 메커니즘은 극도로 높거나 낮은 온도, 산소가 희박한 공간, 무중력 상태 같은 극한 환경에 어떻게 대처할까. 현대 의학은 화상이나 전염병, 외상 같은 치명적 질병에 맞서 어떤 시행착오를 겪으며 그것들을 극복해왔을까. 그리고 인간의 생명력을 더욱 강하게 하는 첨단 의학·과학 기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처럼 인간의 생존과 관련한 생소하지만 흥미진진한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더불어 다양한 최신 인체 과학 상식을 적절한 비유를 통해 쉽고 재밌게 설명한다.

현대 의학의 혜택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만, 그중 대부분은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꿈도 꾸지 못한 것들이다. 마취의 경우 20세기 중반까지도 안정성을 확보하지 못해, 부작용으로 많은 환자가 쇼크를 일으키거나 사망했다. 항생제도 20세기 중반에 와서야 개발됐다. 지금은 일반화된 심장 수술은 수많은 심장 부상자가 발생한 제2차 세계대전 전까지는 철저하게 금기시됐다.

'생존의 한계'는 지난 100년간 인간의 생존 가능성을 비교할 수 없을만큼 높인 선구자들의 도전 기록이기도 하다. 외상 환자 응급 조치의 바이블인 ABC 원칙은 경비행기 사고로 온 가족이 중태에 빠진 경험을 한 의사가 창안했다. 2003년 사스가 창궐했을 때,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바치면서 바이러스의 정체를 밝힌 의사들이 있었기에 재앙적인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

첨단 생명 유지 장치는 인간의 생명력을 유지해 더 과감한 치료를 가능하게 한다. 그 결과 인간의 기대 수명은 100년 사이에 배가 넘게 늘어났다. 또한 수천 년간 접근조차 하지 못했던, 극도로 춥거나 뜨겁고, 너무 높아 산소가 희박한 지역까지 인간의 영역이 됐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생존의 영역을 지구 바깥까지 확장한다.

책의 후반부는 생존의 한계를 더욱 밀어 올리고 있는 과학과 의학의 최전선을 소개한다. 바로 항공우주의학이다. NASA 의학 연구원이기도 한 퐁은 유인 우주 여행을 위한 여러 기술 개발에 참여했다. 여기서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 비행사 이소연의 우주 탐사 경험을 자세히 소개한다.

그녀가 지구 귀환 중 3000도의 고열에 목숨을 잃을 뻔한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퐁은 이소연 박사의 극적인 사례를 통해 인간의 생존을 보장하는 정밀한 공학의 위력과 취약성을 세밀하게 묘사한다. 작은 핵폭발에 맞먹는 발사의 충격, 공기가 없는 무중력 상태의 공간, 지구 귀환 시 발생하는 수천 도의 고열 등에서 인간을 살아남게 하는 과학 기술은 놀랍기 그지없다.

지금 NASA의 연구원들은 생존의 한계를 더 확장하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을까. 3년 이상이 걸릴 화성 탐사에 인간이 안전하게 살아 돌아가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생존의 한계'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이충호 옮김, 344쪽, 1만6000원, 어크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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