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 기자]꿈과 운명은 비례하고 어떤 꿈을 꾸고 어떻게 환경에 적응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는 ‘코이의 법칙’.

코이는 잉어 과에 속하는 관상어 중 하나로, 작은 어항에 넣어두면 10cm도 못자라지만 커다란 수족관이나 연못에 넣어두면 20cm까지 크고, 강물에 방류하면 1m가 넘게 성장한다. 즉, 같은 물고기인데도 좁은 환경에서 기르면 피라미가 되고, 강물에 방류하면 대어가 된다는 신기한 물고기다. 이것을 두고 '코이의 법칙'이라고 한다.

앤드류 카네기는 “세상은 능력의 50%를 쏟아 붓는 사람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100%를 투여하는 극히 드문 사람들에게 고개를 숙인다”고 했다. 본래 사람들은 누구나 100%의 능력을 가지고 있으나, 처한 환경으로 인해 10%의 능력도 발휘해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마감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코이라는 물고기는 종종 기업에 비유된다. 유망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대어로 성장해야 국가의 미래가 밝다. 초일류기업으로 도약하려면 기업가정신을 가다듬고 기업체질을 바꿔야 한다. 레드오션에 갇혀 아등바등하지 말고 인식과 발상을 전환해야 제대로 큰다. 사람 역시 마찬가지다.

◇최민정

▲ 최민정
재벌가 딸로는 처음으로 해군 사관후보생에 자원입대해 화제가 됐던 최태원 SK그룹 회장(58)의 둘째 딸 최민정 씨(27)가 해군 전역 후 최근 중국 투자회사에 입사한 사실이 알려졌다.

올해 7월 민정 씨는 중국에서 10위 안에 드는 투자회사 훙이(弘毅)투자에 입사해 글로벌 인수합병(M&A)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훙이투자는 중국 1위 컴퓨터 제조사 레노버를 소유한 레전드홀딩스의 투자전문 자회사다.

글로벌 투자은행과 벤처캐피털에서 근무한 민정 씨는 국내 제품을 중국에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 ‘판다코리아닷컴’을 공동 설립해 부사장으로 활동하다 2014년 11월 해군 장교로 임관했다. 재벌가 딸로는 처음으로 해군 사관후보생에 자원입대해 주목받았다.

2015년 1월 충무공 이순신함에 배치돼 함정 작전관을 보좌하는 전투정보보좌관을 맡은 민정 씨는 소말리아 해역에서 국내 상선을 보호하는 청해부대 일원으로 6개월간 근무했다. 2016년 1월엔 서해 북방한계선(NLL) 방어를 책임지는 해군 2함대사령부 전투전대 본부로 발령받아 지휘통제실 상황장교로 근무했다.

민정 씨는 지난해 11월 해군 중위로 전역한 후 중국에 머물며 진로를 고민하다가 최종적으로 자신의 전공과 경력을 살려 중국 투자회사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아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녀다. 조현아 부사장은 서던캘리포티나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마쳤다.

조현아는 이후 대한항공 호텔면세사업부에 입사해 일을 시작했다. 조현아는 2006년 대한항공 기내식사업본부 부본부장(상무보)를 맡았다.

조 씨는 입사 후 7년 만인 31세에 임원이 돼 얼굴을 알렸다. 그는 2013년 3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지난 5월 갑질 파문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와 언니 조현아 전 칼호텔네트워크 대표 자매가 지난 9년 동안 대한항공기 편으로 해외에서 귀중품과 생활필수품 등을 밀수입해왔다는 대한항공 직원들의 녹취록이 폭로됐다.

이른바 '땅콩회항'으로 물의를 빚은 조현아가 밀수입 사실이 외부로 새나갈 것을 우려해 증거인멸을 했던 정황도 녹취록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최민정이 친기업 정서를 불러온 주인공이라면 조현아는 반기업 정서를 일으킨 장본인이다.

최 씨는 그동안 재벌 오너집안 티를 내지 않았다. 고교시절 신분을 속이고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해 용돈을 벌었다. 하루 11시간 동안 아르바이트를 했던 와인 바에서는 잔을 너무 많이 깨 쫓겨난 경험도 있다. 중국 베이징대 광화관리학원에 우수한 성적으로 입학해 주위를 놀라게도 했다.

반면 조현아는 2014년 12월 5일 대한항공 086편에서 승무원의 견과류 서비스에 불만을 품고 훈계하다가 흥분하여 이륙을 위해 활주로를 향하던 비행기를 다시 게이트로 되돌리도록 지시하고 사무장을 강제로 내리게 했다. 당시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땅콩 분노(nuts-rage)"로 조사를 받게 된 대한항공 임원'이란 제목의 기사로 상황을 전했다.

최민정과 조현아를 코이에 비유하면 전자는 강물에서 원대한 블루오션을 키웠고 후자는 작은 어항에서 옹졸하게 자랐다.

지금 ‘갑질’ 감시 블랙박스는 항시 작동한다. 작은 어항에서 자란 후자는 지금도 그것을 모르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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