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25년만에 가장 강한 제21호 태풍 제비가 4일 일본을 강타해 최소 6명이 사망하고 163명이 넘는 부상자가 나왔다.

태풍이 일본 열도를 따라 북상하면서 트럭이 넘어지고 지붕이나 벽이 날아가는 한편 유리창이 깨지는 등 곳곳에서 물적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또 집중 호우가 쏟아지면서 오사카(大阪) 간사이(關西)공항이 물에 잠겨 폐쇄돼 공항 이용객들이 고립됐다.

풍랑에 정박 중이던 유조선이 출렁이며 간사이 공항 인근 다리에 부딪히는 사고가 나기도 했다.

일본 NHK 방송에 따르면 태풍 제비로 오사카부(大阪府) 사카이(堺)시에서 지붕에서 작업하던 70대 남성이 넘어져 숨지는 등 사망자 6명과 중태에 빠진 1명을 비롯해 163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오사카부 도요나카(豊中)시에서는 아파트 건물에서 태풍 피해를 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숨진 채로 발견됐으며, 시가(滋賀)현 히가시오미(東近江)시에서는 한 회사의 창고가 무너지며 70대 사장이 숨졌다.

태풍의 직격탄을 받은 도쿠시마(德島)현 아난(阿南)시와 도쿠시마시의 국도에서는 이날 오전 11시를 전후해 트럭이 옆으로 넘어지는 사고가 4건이나 잇따라 발생했다. 다행히 이들 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는 나오지 않았다.

이처엄 강한 세력을 유지한 태풍이 일본에 상륙한 것은 지난 1993년 제13호 태풍 이후 25년만에 처음이다. NHK는 이번 태풍의 영향으로 일부 지역에서는 1961년 태풍 이후 가장 높은 파도 높이가 관측됐다고 보도했다.

일본에서는 이날 700편 이상의 항공편이 결항되고 고속철도인 신칸센(新幹線) 등 열차의 운행 횟수가 줄었다. 오사카(大阪) 간사이(關西)국제공항의 활주로는 침수돼 오후 3시께부터 공항이 폐쇄됐다.

▲ 강력한 제21호 태풍 '제비'가 일본 열도에 상륙한 4일(현지시간) 오사카에서 강풍에 날린 자동차들이 부서진 채 거리에 나뒹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캡쳐
당국은 이날 오후 비바람이 강력해지면서 1900만명의 시민들에게 대피 권고를 내렸다. 기상청은 번개 및 토네이도 뿐 아니라 강풍과 산사태, 범람 등을 경고했다.

지난 7월 서일본 집중호우 당시 국회의원들과 술자리를 벌인 사진이 공개돼 비판을 받은 아베 신조(安倍晉三) 총리는 이날 오전 도쿄 자민당 위원회에서 "정보제공 및 발생 가능한 피해에 신속 대응하는 등 재해 대책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예정됐던 후쿠오카(福岡), 구마모토(熊本)현 방문 일정도 모두 취소됐다.

기상청은 태풍이 북상을 계속해 5일 아침 열대성 저기압으로 기세를 낮춰 일본 북부의 동해 연안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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