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9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자 관련 국무총리 주재 긴급 관계장관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신소희 기자]메르스 초기대응 부실이 속속 드러나고 닜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진자 A(61)씨가 입국 전 부인에게 '마스크를 끼고 마중 나오라'고 말한 것으로 뒤늦게 조사됐다. 또 입국 직후 설사 등으로 체력이 떨어져 휠체어에 탄 채 입국 심사를 받았음에도 무사히 검역대를 통과했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역학조사관은 9일 오후 시청사에서 열린 메르스 대응 관련 대책회의에서 "제가 조사하면서 들었던 부분 추가로 말하면 환자분은 '호흡기 질환이나 발열이 없었다'고 하셨는데 (사실 A씨는) 아내분에게 공항으로 마중 나올 때 마스크를 착용하고 오라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조사관은 또 "아내분이 자가용으로 오셨는데 막상 병원으로 이동할 때는 아내분하고 따로 리무진택시를 타고 이동하셨다"며 "역학조사하면서 노출력을 조사했는데 (A씨가) 끝까지 말씀 안하셨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곳에서 여러 명이 레지던스 형태 숙소에서 숙식하고 식당에서 밥 먹었는데 왜 본인만 설사와 복통 증상이 있는지 여쭤봤는데 별다른 건 없다고 끝까지 말씀하셨다"며 "좀 더 면밀하고 능동적으로 조치를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사관은 또 "그분(A씨)이 8월28일에 소화기 증상과 오한 증상이 있었다고 했고 의료기관을 2번 갔었다. 9월4일 입국하려고 했는데 몸이 너무 안 좋아서 연기를 하고 병원에 가서 처방을 받았다"며 "(귀국) 당일 날도 몸이 안 좋아서 그 병원에 가서 수액을 맞고 공항에 갔다. 아마도 열이 측정 안됐던 것이 수액이나 약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역시 A씨에 관한 면밀한 역학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러한 가운데 10일 국립중앙의료원 관계자는 "함께 비행기에 동승했던 영국인 여성 B(24)씨 1차 역학 조사 결과 음성 판정이 나왔다"며 "조만간 2차 역학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B씨는 미열과 콧물, 기침 등 메르스 의심 증상이 나타나 지난 9일 오후 7시부터 국립중앙의료원에 격리한 채 검사를 진행해 왔다.

이 여성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경유해 최근 한국에 입국했으며, 60대 남성 메르스 확진자와 같은 비행기를 탄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인 A(61)씨가 인천공항 검역대를 아무 의심 없이 통과한 뒤 4시간 만에 메르스 의심환자로 분류되면서 3년 전 사상 최악의 ‘메르스 사태’를 키운 부실한 대응이 또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부실한 초기 방역체계가 과연 3년 전의 악몽을 되살릴지 국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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