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차려진 남북정상회담 서울 프레스센터 대형 화면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합의문 서명식 장면이 중계되고 있다.
[김민호 기자]북한 최고지도자의 서울 방문이 18년 만에 재추진되면서 성사 가능성이 주목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내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올해 내에 서울을 방문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평양 백화원영빈관에서 진행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 직후 "김 위위장은 가까운 시일 안에 서울에 방문키로 했다"며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올해 안에 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도 "문 대통령에게 가까운 시일 안에 서울을 방문할 것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서울 답방이 추진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남북은 2000년 6·15남북공동선언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앞으로 적절한 시기에 서울을 방문하기로 하였다'고 명기했다. 그러나 김정일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성사되지 않았다. 이후 2007년 10·4 남북정상선언에는 관련 문안이 들어가지 않았다.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은 2000년 때 보다 더 가능성이 높다. 2018년의 합의는 2000년 당시 보다 더 구속력이 있기 때문이다. 남북은 4·27 판문점선언 이후 합의 사안을 정확하게 지켜나가는 것에 공을 들이고 있다. 남북이 연내 종전선언 추진에 박차를 가하며 흔들림없는 '연결'과 '계승'을 추구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김정은 위원장도 비핵화 협상의 시작을 열었던 4·27 판문점선언 당시 방남을 약속했었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께서 초정해주면 언제든 청와대에 가겠다"고 했었다. 문 대통령은 이번에 평양을 방문한 길에 김 위원장을 서울로 초청했고, 이를 받는 모양새가 연출됐다. 선대(김정일)가 이루지 못한 과업을 달성한다는 의미도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은 내부 반대에도 불구하고 서울행 약속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의 외교안보특보로 이번에 방북한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는 "옆자리에 앉았던 통일전선부 주요 인사와 얘기하는데, (김 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하는 것에 대해 주변에서 전부 다 반대를 했다고 한다"며 "완전히 김 위원장의 독자적 결정이었는데 막지 못한 것이다. 상당히 어려운 결정을 김 위원장이 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평양정상회담을 계기로 서울을 방문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남북관계 발전을 토대로 정상적인 왕래가 가능한 관계로 진전할 수 있다는 메시지까지도 낼 수 있을 거라는 전망이다. 
 
다만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남북관계뿐만 아니라 북미 비핵화 협상에도 진전이 있어야 한다는 관측이다. 이번 평양선언에 동창리 발사장 영구 폐기 조항이 들어가긴 했으나, 종전선언과 핵 물질·시설 신고 등에 관한 내용은 명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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