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희 기자]요구한 돈을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내를 방에 감금하고 흉기로 위협해 폭행한 60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아내는 남편의 처벌을 원하지 않았지만, 재판부는 다시는 이런 범행을 저지르지 않도록 경각심을 일깨워야 한다고 판단했다.

울산지법 형사5단독(판사 정진아)은 특수감금과 특수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A(63)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지난 6월 1일 "상갓집에 가야 하니 10만원을 빌려달라"고 요구했으나, 아내인 B(60대 초반)씨가 거부한다는 이유로 불만을 품게 됐다.

A씨는 이튿날 아침 B씨의 뺨을 때렸고, 이에 겁을 먹은 B씨는 외출했다가 아들이 집에 와있는 것을 확인한 뒤 오후 10시 20분께 귀가했다. A씨는 평소보다 늦은 아내의 귀가에 격분해 흉기를 들고 B씨가 옷을 갈아입던 방에 들어가 방문을 잠갔다. A씨는 "너 죽고, 나 죽자"고 위협하면서 흉기를 든 채 B씨의 목을 움켜쥐는 등 약 5분간 폭행·감금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피고인과 피해자는 32년 이상 혼인 생활을 지속하고 있다"면서 "몸무게 78㎏의 피고인이 40㎏의 왜소한 피해자를 폭행하고 감금한 범행은 죄질이 지극히 불량하다"고 밝혔다.

또 "'열쇠로 잠긴 방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아빠가 흉기를 들고 서 있고, 엄마는 겁에 질려서 쪼그려 앉아서 빌고 있었다'는 아들 진술로 볼 때 피해자가 느꼈을 공포의 정도는 이루 가늠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가정폭력은 가장 친밀하고 가까운 가족 관계에서 발생하는 폭력으로 예측이 어렵고, 피해자가 가해자를 피하기도 어렵다"라며 "비록 피해자가 처벌을 바라지 않지만 가정폭력의 이같은 특성에 비춰보면 어느 정도 사회에서 격리해 다시는 같은 범행을 저지르지 않도록 경각심을 일깨워 줄 필요성이 있다"라고 실형 선고의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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