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1월 12일 오후 청와대 접견실에서 게르하르트 슈레더 전 독일 총리로부터 한글번역판 자서전을 선물받고 있다. 왼쪽은 번역한 김소연씨.
[김승혜 기자]정치인과 통역사의 러브 스토리가 마침내 결실을 맺게 됐다. 게르하르트 슈뢰더(74) 전 독일 총리와 연인 김소연(48) 씨가 내달 5일 결혼식을 올린다.

슈뢰더 전 총리와 김소연씨는 지난 1월 2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 가을쯤 결혼할 생각"이라며 "정확한 장소와 시기는 추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당시 슈뢰더 전 총리는 김씨와의 만남을 “운명처럼 받아들여야 할 일”이라는 셰익스피어의 ‘햄릿’ 속 대사를 인용했다.

이들의 결혼식은 베를린의 유서 깊은 최고급 호텔로, 독일 통일의 상징인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 있는 아들론에서 열린다.

또 두 사람은 같은달 28일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축하연을 열 계획이다. 슈뢰더 전 총리와 김 씨는 독일과 한국을 오가며 신혼여행을 할 계획이며 양국의 문화유산을 둘러볼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2년여 전 국제경영자회의에서 처음 만났고, 김씨가 통역을 하면서 가까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현재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州) 경제개발공사 한국대표부 대표를 맡고 있으며, 슈뢰더 전 총리의 통역사 역할을 했다.

두 사람의 관계는 슈뢰더 전 총리의 네 번째 부인 도리스 슈뢰더 쾹프의 페이스북을 통해 알려졌다.

지난 2015년부터 슈뢰더와 별거 중이던 도리스는 지난해 9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해 슈뢰더와 헤어졌다. 헤어진 이유 중 하나가 김 씨였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와 관련 슈뢰더 전 총리는 "아내의 요청으로 소송이 이뤄졌다. 몇 년에 걸친 별거의 결과"라며 김씨와의 관계가 자신의 이혼 소송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한국서 여생 절반을 보낼 것"이라며 "앞으로 한국말도 더 배우고 한국이라는 나라도 알아가겠다. 평범한 옆집 이웃 아저씨 같은 삶을 한국에서 살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인연이 깊다. '최오음(崔五音)'이라는 한글 이름도 있다. 2009년 모교 괴팅겐대 한국 동문회에 참석한 그에게 지어준 이름이다. 오음(五音)은 하늘ㆍ땅ㆍ사람ㆍ우주ㆍ역사의 소리를 고루 들어 후대에 길이 남는 큰 사람이 되길 바란다는 뜻을 담았다. 성(姓)인 최는 슈뢰더 전 총리 이름과 비슷한 발음을 땄다.

슈뢰더 전 총리의 전 부인인 도리스 슈뢰더-쾨프는 지난해 페이스북을 통해 결별 이유를 밝히면서 "(남편과) 결별의 유일한 이유는 아니지만, 작년 봄 프라우 김(김소연 씨)이 있었다"고 했다. 20년간 결혼생활을 해온 슈뢰더 전 총리와 도리스 사이엔 2명의 입양 자녀가 있다.

이에 대해 슈뢰더 전 총리는 올해 1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이혼에 대해 "현재 이혼 소송 중인 아내의 요청으로 이뤄졌으며 몇 년에 걸친 별거의 결과"라며 김소연 씨가 자신의 이혼과 별거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김 씨 역시 지난해 9월 슈뢰더 전 총리와 김 씨의 열애설이 불거지고 나서 2개월 뒤 남편과 합의 이혼을 했다.

김 씨의 전 남편이 서울가정법원에 슈뢰더 전 총리를 상대로 위자료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액 1억 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한 것에 대해 김 씨는 "슈뢰더 전 총리는 자신과 전 남편 간의 결혼이 무너지는 것에 아무런 책임이 없다"면서 "슈뢰더는 전 남편에게 어떤 배상도 할 의무가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