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이것은 생지옥이다“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섬의 팔루에서 강진으로 인해 발생한 쓰나미가 휩쓸고 지나간 피해현장을 본 CNN 기자의 말이다.

인도네시아 팔루 도심의 건물들을 무참히 무너졌고 해안 인근 도로 곳곳엔 시체들이 즐비했다.

지진으로 팔루시 시내 8층짜리 로아 로아 호텔이 무너지면서 미처 피하지 못한 일부 투숙객이 잔해에 깔린 것으로 알려지는 등 사망자를 집계한다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다.

구조작업 책임자인 무함마드 시아우기는 현지 언론에 "건물 잔해를 수색하는 와중에 도와달라고 외치는 생존자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50명가량이 무너진 호텔 건물 내에 있을 수 있다고 부언했다.

특히 이 호텔에는 강진 발생 후 연락 두절된 한국인 한 명이 묵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팔루시 시내 4층짜리 쇼핑센터에서도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인도네시아 다수 매체는 "현재 지진과 쓰나미로 목숨을 잃거나 다친 이들이 수천 명에 이르며 앞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행방불명된 이들도 수색 중"이라고 속보를 전했다.

그러나 강진과 쓰나미로 전력과 통신 시스템이 두절되고 도로도 상당 부분 파괴되면서 수색 및 구조 작업도 난항을 겪고 있다.

우선 쓰나미가 닥쳤을 때 팔루 인근 해변에서 축제를 준비하던 수백명의 행방이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또 그간 통신이 두절된 동갈라 지역 피해 소식이 들어오면 사망자 수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갈라는 팔루보다 진앙에 더 가까우며 30만명 이상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갈라의 한 주민은 메트로 TV에 "정말 강한 지진이 발생했고 우리는 모두 (쓰나미를 피해) 산 위로 뛰어 올라갔다"고 말했다.

현지 방송은 지진으로 무너진 팔루 시내의 건물 잔해들과 쓰나미가 밀어닥칠 때 모습 등을 반복해서 보여주고 있다.

앞서 유수프 칼라 인도네시아 부통령은 "이번 사태로 인한 사망자 규모가 수천명에 달할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관련 부처에 구호지원 대책 등을 즉각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위도도 대통령은 30일 피해지역을 직접 찾았다.

현지 언론은 아직 많은 이들이 여진에 대한 공포 때문에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으며 물, 음식 등이 크게 부족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와중에 일부 약탈과 탈옥 사태까지 발생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지진으로 무너진 팔루시의 한 쇼핑몰에서 약탈 행위가 목격됐다.

또 팔루 교도소 수감자 560여 명 중 절반가량이 지진으로 벽이 무너지자 도망갔다고 현지 안타라 통신이 보도했다.

한편, 재난 당국은 지진이 발생한 뒤에도 고지대로 신속히 대피하지 않아 쓰나미에 휩쓸린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술라웨시 섬 주변에서 발생한 쓰나미는 대체로 1.5∼2.0m 크기였지만, 팔루 탈리세 해변을 덮친 쓰나미의 경우 높이가 5∼7m에 달했다.

한편 강진과 쓰나미로 인한 사망자가 1200명이 넘어섰다고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가 1일 보도했다.  

신문은 구조대가 이번 지진의 진앙과 가까운 동갈라에 진입해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하게 되면, 사망자 숫자는 1200명보다 더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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