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이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공직선거법위반 고발사건 관련 주거지와 성남시청(4개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한 12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이 지사의 자택에서 이재명 지사가 일정을 위해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민호 기자]이재명 경기도 지사가 자택 압수수색이 종료된 후, 12일 오전 11시 40분 출근을 위해 아파트를 나서면서 취재진에게 “사필귀정을 믿는다. 세상 이치가 그렇듯이 결국은 진실에 기초해서 합리적 결론이 날 것이라 믿는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이명박, 박근혜 정권 때도 문제 되지 않은 사건인데 6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왜 이런 과도한 일이 벌어지는지 납득하기 어렵다. 도정에 지장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오후에 페이스북에도 글을 올려 “뒤늦게 특검 수준의 과도한 압수수색이 이뤄진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며 “경찰이 조속히 사실관계를 밝혀 도정이 방해받지 않도록 해 달라”고 촉구했다.

김부선 씨는 오전 중 페이스북에 이 지사의 압수수색 기사 링크를 걸어놓고 “이재명 씨 처연하네요”라고 글을 올렸다가 1시간이 못 돼 “처연하네요” 부분은 삭제했다.

이날 포털사이트 블러그에는 "김경수 도지사 드루킹 사건 수사중일 때는 민주당에서 발벗고 나서서 너도나도 정치특검이다 뭐다하면서 엄청 쉴드해줬는데 왜  이재명지사는 그냥 버리는 느낌이 드는거죠 ?"라는 글이 올라왔다.

한 네티즌은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드루킹이라는 사건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민주당과 문재인도 김경수 편이 되어 발벗고 나서서 특검도 무산시킬 정도로 힘을 썼지만 이재명은 정치 권력에서 현 정치권의 도전자로 인식이 되다 보니 이재명에 대해서는 검찰이 수사해도 모르는 척하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이재명 부인이 트위터로 문재인 디스하는거 들켰었고 일베회원이란 것도 밝혀졌고 뒤에 조폭이 있다는 것도 알려졌는데 도와줬다간 오히려 해가 되니까요"라고 추측했다.

그렇다면 '친정' 민주당은 왜 침묵하나

지난 8월 초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문정부 출범 이후  최대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서 큰 폭의 하락을 보였다. 이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거취 문제 여파 때문인 것으로 해석됐다.

당시 당 대표에 출마한 김진표 의원은 이 지사를 향해 결단을 내리라고 촉구했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해찬, 송영길 의원도 공방전에 뛰어들면서 논란은 더욱 증폭됐다. 이에 당 내부에서 이 지사의 거취 문제를 전당대회로 끌어들이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일면서 다소 수그러드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 논란은 결국 민주당 지지율을 하락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지사의 거취 논란이 전대에 불똥을 튀면서 친문 핵심 지지층은 이 지사를 출당시켜야 한다며 반발하기 시작했다. 보수적인 지지층 역시 이 지사를 출당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면서 당내 반발이 일어났다. 전대 후보들은 뒷수습을 시작했지만, 이미 붙은 논란은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이 지사의 출당 문제는 증폭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12일, 이 지사에 대한 압수수색이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이 지사는 "가져간 것은 전화기 한 대뿐인데 경찰이 특검 수준의 과도한 압수수색을 벌였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압수수색에 대한 공식 논평을 내지 않았다.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여당이 섣불리 나설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차기 대선 주자인 이 지사가 스캔들에 계속 휩싸이는 것에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13일 민주당 관계자는 “이번에 신체까지 압수수색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경찰이 너무 요란스럽고 자극적으로 수사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은 있다”면서도 “이 지사가 민주당 소속이고 대선 주자인데 계속 논란의 중심에 서 있어 우리도 난감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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