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시민 노무현재단 신임 이사장이 15일 오전 서울 마포구 노무현재단 사무실에서 열린 이사장 이·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김홍배 기자] 노무현 재단 신임 이사장에 취임한 유시민 작가는 15일 "임명직 공무원이 되거나 공직 선거에 출마하는 일은 제 인생에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신임 이사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마포구 노무현재단 회원카페 '한다'에서 열린 이해찬 전 이사장 이임식 겸 취임식에서 "저는 지난 5년 동안 글 쓰는 사람으로 살았다. 제가 원해서 선택한 삶인 만큼 앞으로도 글 쓰는 사람으로 살아가려 한다. 저는 책 읽고 글 쓰는 시간을 조금 덜어 재단 이사장 활동에 쓸 생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유 신임 이사장의 취임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그의 정계복귀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다. 노무현 재단 이사장은 보수없이 일하는 비상근직이기 때문이다. 유 신임 이사장의 발언은 이러한 추측들을 불식시키기 위함인 것으로 풀이된다.

유 신임 이사장은 취임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정치를 하고 말고는 의지의 문제"라며 "저는 어떤 상황을 요구할 때도 의지가 있어야하는데 다시 공무원이 되거나 선거 출마 의지가 현재로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2013년 정계 은퇴 당시와 달라진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당시 정치를 그만뒀을 때와 똑같다. 달라진 것 없고 상황을 그대로 살고 싶은대로 살려고 그런다"고 답했다.

전 이사장으로 이날 이임식을 동시 진행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에 대해서는 "항간에서 이런저런 얘기들을 했는데, 유 작가가 그동안 한 활동 그 자체가 소중하기 때문에 하고 싶어하는 뜻을 존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보탰다.

유 신임 이사장은 이사장직 수락 이유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저도 언젠가는 재단에서 봉사할 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이른 시기에 권유를 받았고 여러 상황을 보니 제가 안 맡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안 맡을 수 없는 상황'에 대한 질문에는 "노 대통령을 생각할 때 이 분이 생전에 속한 정파를 넘어 역사 속에서 국민의 지도자로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재단을 운영해야겠다는 것이 저의 소박한 소망이고 재단 설립 목적이기도 하다. 그래서 맡은 것"이라며 "저는 시간을 메인 데가 없어서 이 시기에는 제가 맡는 게 도리겠구나 생각했다"고 답했다.

유 신임 이사장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내년 노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맞아 재단의 활동이 우리 사회의 더 나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만들고 시민의 정치 참여와 사회적 연대를 확장하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모든 분들의 뜻과 지혜를 모아 나가겠다"며 "봉하마을 노 대통령 기념관과 서울 노무현 센터 건립사업도 계획대로 잘 추진하겠다. 국민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그는 서거 10주기를 맞는 계획과 관련해 "지난 10년 동안은 추모하고 애도하고 위로하는 것이 재단의 굉장히 중요한 기능이었다"면서도 "이제 노무현이 그런 것처럼 정파의 울타리 넘어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번영을 원하는 분이면 누구나 기꺼이 껴안을 수 있도록 발전시킬 것이다. 그런 쪽으로 재단 활동을 펼치겠다"고도 했다.

유 신임 이사장은 "제가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 재단'의 이사장이라는 중책을 감당하기에 능력은 부족하지만 노 대통령께서 민주주의와 한반도의 평화 번영, 그리고 사회정의를 실현하려고 노력했던 대한민국의 지도자로 국민의 마음에 들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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