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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영 기자]"잘 키운 아이돌 하나, 열 상장사 안부럽네"

날로 더해가는 방탄소년단의 인기는 증시 입성을 시도 중인 벤처캐피털(VC)의 기업가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20일 조선일보가 이같이 전했다.

최근 기업공개(IPO) 주관사로 미래에셋대우를 낙점하고 코스닥시장 상장 준비에 돌입한 LB인베스트먼트가 주인공이다. LB인베스트먼트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의 초기 투자자로 잘 알려진 VC다. 업계에서는 방탄소년단의 성공으로 LB인베스트먼트가 1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는 앞서 18일 소속 그룹 방탄소년단(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과 재계약 사실을 알렸다. 2013년 6월 데뷔해 올해 활동 6년차인 방탄소년단은 1년 이상의 계약기간을 남긴 상태에서 빅히트와 빠르게 재계약을 결정하는 행보로 다시 한번 대중을 놀라게 했다.

과거 일반적으로 연예 기획사마다 각기 다른 기간의 전속 계약을 맺은 것과 달리 2009년부터는 ‘대중문화예술인 표준전속계약서’에 따라 7년 계약을 맺었고 최근 많은 아이돌이 7년차를 맞이하면서 팀 해체, 멤버 변화를 겪어왔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은 조기 재계약을 통해 ‘7년차 징크스’ 역시 한번에 날려버렸다.

이날 스포츠서울은 "무엇보다 방탄소년단의 조기 재계약 발표는 가요계 선진 사례로 꼽힐 전망"이라고 전했다.

조기 재계약은 프로스포츠 등 일부 최고의 스타들에게 적용되는 선진적인 방식으로 재계약 시점에서 나올 수 있는 여러가지 리스크를 차단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아티스트와 소속사간의 입장차이나 불투명한 미래와 활동으로 연예계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또 재계약 기간 역시 파격적이다. 보통의 경우 짧게는 1년, 길어도 2~3년 정도 재계약을 하는 경우가 대다수 였지만 방탄소년단은 7년이라는 장기간 재계약을 체결하며 향후 안정적인 활동과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빅히트는 “방탄소년단 일곱 멤버들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 보다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활동을 위해 재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백여명 규모인 방탄소년단 전담팀을 더욱 강화하여 체계적이고 전폭적인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가요계 관계자는 “서로간의 신뢰가 말이 아니라 진정한 신뢰를 엿 볼 수 있을 대목인 것 같다. 1년 이상 가까이 남았는데 7년 재계약을 맺는 것은 그 만큼 서로 계약에 대해 빠르게 결정하고 앞으로 활동에 더 집중하겠다는 의지가 아닐까 싶다”고 설명했다.

다른 기획사 관계자는 “레전드를 새롭게 써내려가면서 K팝을 알리고 있는 팀이기에 더 잘 되어야 하고 오래가야 하기에 좋은 사례인 것 같다”면서 “상장을 앞두고 있어 재계약을 1년 앞두고 발표한 것 같다. 7년 장기 계약의 경우도 방탄소년단과 빅히트 사이 상장, 군대 등 여러 이슈에 대한 서로의 입장이 잘 정리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방탄소년단과 재계약으로 빅히트의 상장을 향한 속도도 더 빨라질 전망이다. 이미 방시혁 대표는 지난해말 기업공개(IPO)를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 기업공개를 위해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선임했다.

빅히트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이미 3대 가요 기획사를 넘어서며 급성장했고 하나금융투자는 기업가치를 2조5천억원 이상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그 동안 상장의 가장 큰 변수로 꼽힌 재계약이 조기 체결되며 어떤 기업공개 결과가 나올지 기대도 커지고 있다.

방탄소년단 인기가 가져온 '한류 흑자'

 
한편 세계 최고의 보이밴드로 거듭난 방탄소년단이 국내 경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중국 시장에 의존했던 과거에서 벗어나 미국과 유럽 등지로 새로운 한류 바람을 만들고 흑자를 창출하는 원동력이 됐다.

이 덕분에 방탄소년단 관련주는 투자가치가 날로 상승하고 있다. 주식전문가들은 "방탄소년단을 통해 엔터테인먼트주의 타당성이 입증됐다"며 "한한령에 휘청했던 엔터주가 미국과 유럽으로 나가면서 투자가치가 높아졌다"고 긍정적으로 분석했다.

최근 국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는 방탄소년단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구주 지분을 1040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빅히트 3대 주주로 올라섰다. 빅히트로서는 첫 사모펀드 투자 유치다. 설립 초기 투자했던 SV인베스트먼트 등 벤처캐피털들은 투자원금 대비 27배가량을 최근 회수한 바 있다.

엔터 업계 순풍 속에서 다양한 연계 사업도 확장하는 추세다. 지난 4월 빅히트 지분 25.71%를 확보해 2대 주주로 올라선 넷마블은 방탄소년단 게임인 'BTS월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 밖에도 네이버는 지난 6월 AI 기반 음악 서비스 바이브를 출시하면서 YG엔터테인먼트와 협력을 공식화했다. SK텔레콤은 SM엔터테인먼트와 협력을 통해 "글로벌 한류 팬을 대상으로 관광·쇼핑·문화 체험 등 3차 산업의 개발도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카카오는 멜론을 보유한 자회사 카카오M을 인수합병하고 기획사에 공격적 지분 투자를 하는 등 엔터 사업 규모를 키우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향후 1년간 하나 이상 반드시 투자해야 하는 업종은 연예 기획사 관련 엔터주"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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