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희 기자]강원 강릉시 앞바다에서 동료들과 테크니컬 다이빙(Technical Diving·심해 잠수)을 하던 30대 남성 트레이너가 수심 82m 바다 속 그물에 걸려 숨졌다.

속초해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민간인 수색구조대 2명은 22일 오후 3시57분경 김모(37·경기 광주시)씨의 사망을 확인한후 부산에서 헬기로 긴급 투입된 중앙해양특수구조단(해경) 심해잠수사 2명과 양양에서 온 민간인 테크니컬 다이버 1명이 김씨를 인양하기 위해 하강했다가 여의치 않자 그물을 끌어올렸다.

김 씨는 사고 발생 7시간 여만인 이날 오후 6시48분경 숨진 채 바다 속에서 나왔다.

김씨는 이날 일행 3명과 함께 강릉시 연곡면 영진항에서 3마일(5㎞) 떨어진 곳에서 딥 다이빙(Deep Diving)을 위해 입수했다 사고를 당했다.

사고 당시 김씨의 버디(짝)였던 또 다른 김모(44)씨도 그물에 걸렸지만 다행히 탈출에 성공, 물밖으로 나와 도움을 요청했다.

Y스쿠버다이빙숍 관계자는 버디 김씨가 출수하자마자 강원도 소방본부(119)에 신고했다.

숨진 김씨는 스쿠버다이빙 강사, 상급강사, 특수잠수 강사 트레이너 등을 양성하는 최상위 레벨 단계의 강사 트레이너(Instructor Trainer)로 밝혀져 소속 단체뿐 아니라 관련 업계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줬다.

민간잠수교육단체의 한 관계자는 "트레이너님이 소속된 단체가 힘들어질 만큼 교육단체의 인재를 잃게 돼 안타깝다"고 말했고, 김씨의 지인이라고 밝힌 누리꾼은 "고인이 다이버들 사이에서 사랑받던 분"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한 누리꾼은 "동해 82m이면 빛이 전혀 안 들어온다. 공기량이 만약 수심 10m에서 80분 쉴 수 있으면 수심 80m 내려가면 10분 정도밖에 못 쉰다. 게다가 다이빙하면서 몸에 쌓인 질소를 빼내는 감압이라는 것을 해야 하므로 수심 80m에서는 어떤 상태였던 공기가 빠듯하다. 상승하는 데만 약 1시간30분이 걸린다. 몸에 쌓인 질소가 마취를 일으켜서 마치 술을 마신 것과 같은 상태가 돼 사고와 행동에도 제약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민간구조대 관계자는 "사고 수역에서는 어제, 오늘 조류가 무척 심했다"며 "구조대원들이 조류 때문에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김씨 등이 걸린 그물은 폐그물이 아니고 어민이 투하한 어망으로 밝혀졌다.

테크니컬 다이빙은 수심 100m의 심해까지 잠수하는 고도의 잠수 기술이 필요한 잠수의 한 종류이다.

해경은 일행 등을 상대로 자세한 사망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올해 강원 동해안에서는 지난 9월 고성 봉포항, 지난 6월 양양 동산항과 강릉 사천항 앞바다에서 각 1건씩의 사고가 발생해 스쿠버다이버 2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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