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부산 사하구 장림동에서 벌어진 일가족 살인사건의 용의자 신모(32)씨가 사건이 벌어진 아파트에 들어가는 폐쇄회로(CC)TV의 장면. /부산경찰청 제공
[신소희 기자]부산에서 어머니, 아들, 며느리, 손녀까지 일가족 4명이 집 안에서 흉기·둔기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용의자 또한 작은 방에서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지난 25일 밤 10시31분께 부산 사하구 장림동의 한 아파트에서 조아무개(33)씨와 할머니(84), 아버지(65), 어머니(57)가 흉기와 둔기 등에 맞아 숨져 있는 것을 조씨의 고모부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조씨의 고모부는 “축제를 구경하려고 연락을 했는데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아 경찰관과 함께 잠긴 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갔더니 가족들이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박씨와 아들, 며느리의 시신은 화장실에서 포개진 상태였다. 손녀 조씨의 시신은 거실에서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다른 일가족은 흉기와 둔기 등으로만 살해된 데 반해, 손녀 조씨 목에는 졸린 것으로 추정되는 상처가 있었다"고 했다.

신씨의 가방 안에서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둔기와 흉기, 피가 묻은 전기충격기와 자살에 쓰인 도구 등 56종의 물품이 발견됐다. 용의자 신씨는 강력사건 전과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가족 4명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용의자 신씨는 일가족 중 손녀와 교제하다 헤어진 남성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신씨가 지난해 10월경 조씨와 함께 조씨 부모님 집에서 한 달간 동거했다고 밝혔다. 당시 가족들은 이웃들에게 신씨를 '사위'라고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는 이후 경남 양산에 전세방을 구해 올해 8월까지 조씨와 함께 살다가 헤어졌다. 조씨의 유가족들은 "신씨가 조씨와 헤어진 뒤 힘들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폐쇄회로텔레비전을 통해 신씨가 지난 24일 오후 4시12분께 선글라스와 모자를 착용한 채 가방을 들고 조씨의 집으로 들어가는 장면을 확인했다. 가방 안에는 50여개가 넘는 물건이 있었다. 경찰은 “(신씨가 들고 온) 가방 안에는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물건이 있었다”고 확인했다. 당시 집에는 조씨의 아버지만 있었다.

이후 조씨의 할머니와 어머니가 집으로 들어갔다. 조씨는 지난 25일 새벽 0시7분께 집으로 돌아왔다. 경찰은 신씨가 집안에 들어온 사람들을 차례로 둔기 등으로 숨지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씨의 이웃 주민(23)도 “지난 24일 밤 조씨의 집에서 고함 등이 들렸다”고 말했다.

경찰은 조씨 등의 손전화를 정밀 분석하고, 주변인 탐문 조사 등을 통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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