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이미영 기자]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5년 7개월만에 코웨이를 다시 가져왔다.

웅진과 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은 29일 MBK파트너스와 코웨이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웅진이 코웨이를 매각한지 5년 7개월 만이다.

코웨이 지분 22.17%에 대한 인수금액은 약 1조6850억원이다.

웅진그룹은 이번 인수로 웅진씽크빅과 웅진렌탈의 방판인력 1만3000명, 코웨이 2만명을 합쳐 총 3만3000명의 방문판매 인프라를 구축하게 됐다. 방판사업 간 시너지를 창출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 할 계획이다.

콜센터·물류 등 규모의 경제에서 오는 비용 절감효과도 기대된다. 중첩 고객군에 대한 공동 마케팅 등의 효과도 발생 할 것으로 예상된다. 웅진그룹의 자산총계는 현재 2조5000억원에서 4조5000억 수준으로 상승하게 됐다.

코웨이의 경영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인수가 마무리되는 내년 1분기 이후 인지도가 높은 원조브랜드 '웅진코웨이' 를 적극적으로 내세울 계획이며, 시장확대를 위한 다양한 전략도 구현할 것으로 보인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렌탈시장은 연 10% 수준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1인 가구 증대와 고령화, 소비패턴의 변화 등 거시적 환경 변화에 따라 렌탈 수요는 더욱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불모지같던 렌탈 시장에서 정수기, 공기청정기, 매트리스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히트시켜왔듯 새로운 시장을 열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1조6850억에 달하는 인수자금은 중 절반가량은 웅진그룹과 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이 분담한다. 나머지 자금은 인수금융을 통해 조달한다. 웅진은 기존의 코웨이 배당성향을 유지해 안정적 이자상환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렌탈사업 및 방판채널에 대한 웅진의 운영 역량과 렌탈시장 내 코웨이의 시장 지배력이 결합되면 강력한 렌털 인프라를 구축해 중장기적으로 안정적 성장이 기대된다"며 "재무적 투자자로서 웅진씽크빅 및 코웨이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지용 웅진그룹 기획조정실장은 "렌탈비즈니스는 급변하는 소비자의 패턴 변화에도 지난 20년간 고객의 선택을 받은 잠재력 높은 시장"이라며 "웅진의 저력을 모아 시장을 발전시키고 좋은 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도전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금은 누구?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자신의 표현대로 '영원한 세일즈맨'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윤 회장은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세일즈맨을 거쳐 맨손으로 회사를 창업한 대표적인 자수성가형 CEO다. 브리태니커에 입사한 지 1년 만에 54개국 영업사원 가운데 세계 최고 판매왕에 올랐다. 브리태니커의 최고 영예인 윌리엄 벤튼상을 수상했고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입사 5년 만에 사업국 상무로 승진했다.

이 같은 경력을 바탕으로 윤 회장은 1980년 '웅진씽크빅'의 전신인 '헤임인터내셔널'을 설립하고 성공스토리를 써갔다. 1980년 7월 '과외 금지법'이 시행되자, 당시 과외금지로 직접 과외가 힘들어 진다는 점에서 착안해 과외 강사들의 수업 내용을 녹음한 '헤임고교학습'을 만들어 인기를 끌었다.

이후 5000만권의 판매를 기록한 '웅진위인전기', 회원제 학습지 '웅진아이큐' 등을 잇따라 성공시키며 국내 출판시장 1위 기업으로 등극시켰다.

윤 회장은 출판업계에 그치지 않고 도전을 이어갔다. 1987년 12월 '웅진식품'을 설립한 데 이어 이듬해 11월 '코리아나화장품'을 설립하고 화장품 방문판매를 도입해 3년 만에 업계 2위로 만들기도 했다.

또 1989년에는 '웅진코웨이'의 전신인 '한국코웨이'를 설립했다. 특히 IMF로 인해 국내 소비시장이 급속히 위축되면서 정수기 판매가 줄자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윤 회장이 직접 웅진코웨이 대표이사로 내려가 경영을 하면서 직접판매 대신 새로운 세일즈 방식인 '렌탈서비스'와 '방문 관리 시스템'(코디제도)이라는 렌탈비즈니스 시장을 만들었다.

이후 렌탈비즈니스는 10년 만에 가입자 수 110만명을 넘어서는 기록을 세우는 등 큰 성공을 거뒀다.

웅진식품의 경우에도 주식인 쌀을 이용한 아침햇살이라는 신상품을 출시하면서 연간 100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초록매실, 하늘보리 등으로 연속 히트를 기록하면서 당시 음료업계 3위의 회사로 성장시켰다.

이후 새한(현 도레이케미칼) 등의 회사를 인수하면서 2011년에는 32개 계열사를 둔 연 매출 6조원의 국내 30위권 대기업으로 도약시켰다.

그러나 2012년 극동건설의 자금위기로 인해 웅진그룹의 지주사인 웅진홀딩스(현 ㈜웅진)가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해 검찰조사를 받게 됐다. 이로 인해 주력계열사인 웅진코웨이, 웅진식품, 웅진케미칼 등을 매각했으며 이후 2016년 6월 기업회생절차 종료 2년 만에 법정관리 채무의 98%를 조기 변제했다.

윤 회장은 검찰조사와 재판 중에도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에 골몰해 국내 최초로 스마트패드를 적용해 다양한 학습을 가능하게 한 '웅진북클럽'을 출시해 3년 만에 회원 수 40만명을 넘기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또 올해 초 코웨이와의 겸업금지가 해지되자 웅진렌탈을 론칭하면서 국내 정수기 시장에 재진출한 데 이어 이번에 코웨이를 매각한지 5년여 만에 재인수를 성공시켰다.

이 같은 자신의 성공 배경으로 윤 회장은 '사람'을 꼽고 있다. 윤 회장은 올해 초 펴낸 자신의 저서 '사람의 힘: 영원한 세일즈맨 윤석금이 말한다'를 통해 "직원 7명으로 시작해 보기 드문 성공 신화를 이룬 것도, 기업회생신청 등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다시 일어선 것도 결국 사람의 힘 덕분이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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