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
[이미영 기자]태광그룹이 계열사로 운영하고 있는 골프장인 ‘휘슬링락CC’에서 정관계 고위 인사들을 대상으로 태광그룹이 벌인 전방위적 골프 접대의 실체가 공개되면서 파장이 커지는 양상이다.

지난 21일 방송된 <MBC> ‘스트레이트’에서 최근 5년간의 ‘휘슬링락CC’ 접대 리스트 연인원(총인원) 4300여명의 명단이 오른 후 국정감사에서 뜨거운 논란거리로 오르면서 사회 각 분야로 파장이 일고 있다.

여기에는 이귀남 전 법무부 장관, 이기흥 현 대한체육회장, 김수일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 노대래 전 공정거래위원장 등이 이름을 올렸고, 김종훈 전 국회의원, 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도 이름이 거론됐다.

이외에도 기재부, 금감원, 공정위, 국세청 등 전직 고위 경제관료 4300여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들은 이용료를 지불하지 않은 채 골프를 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문무일 검찰총장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25일 국정감사에서 호된 질문이 나오자 엄중 조치하겠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태광그룹 임직원들이 이호진(56) 전 회장이 소유한 골프장 상품권 수십억 원 어치를 계열사를 동원해 사들여 회사에 피해를 준 정황이 드러나 경찰이 수사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A씨 등 태광그룹 임직원 6명을 배임 등 혐의로 불구속 수사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A씨 등은 2014년부터 지난해 초까지 강원도 춘천에 있는 골프장 휘슬링락CC의 상품권 81억 원 어치를 태광그룹 계열사 여러 곳의 자금과 명의로 사들여 이들 계열사에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등이 상품권을 사들일 당시 이 골프장은 이 전 회장이 소유했으며, 이 전 회장은 올해 2월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지난 8월 태광그룹의 한 계열사에 이 골프장을 팔아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가 된 상품권은 휘슬링락CC에서 4명이 골프와 식사 등을 할 수 있도록 발행된 것으로 1장당 가격은 170만 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2월과 이달 초 등 2차례에 걸쳐 휘슬링락CC를 압수수색하고, A씨 등의 배임 혐의와 이 전 회장과의 연관성, 문제의 상품권이 어떻게 사용됐는지 등에 대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태광그룹 이호진 전 회장은 지난 2010년 비자금 조성, 횡령 및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지만, 올해까지 병보석을 이유로 제대로 된 구치소 생활을 하지 않고 있어 결국 태광그룹이 이 전 회장의 상고심을 앞두고 전방위적인 로비 작업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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