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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교회 목사 '그루밍 성폭력' 의혹...“피해자 한둘 아냐, 최소 26명”
김승혜 기자  |  sh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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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08  07: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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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기독교 내 '그루밍 성폭력' 폭로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인천 부평구의 한 교회 목사에게 성폭력 피해를 입은 당사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청소년부와 청년부를 담당하는 김 모 목사에게 미성년자 시절부터 수년간 그루밍 성폭력을 당해왔으며 같은 교회 목사인 아버지 김 모 목사는 이를 비호하고 피해자들에게 제대로된 사과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승혜 기자]그루밍 성폭력’이라는 단어가 재차 등장했다. 인천의 한 교회 목사가 10대 여성 신도들을 상대로 그루밍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폭로가 나오면서다.

‘그루밍 성폭력’이란 귄위나 지위가 있는 사람이 심리적으로 피해자를 지배한 뒤 가하는 성범죄를 뜻한다.

김 목사의 성폭력 의혹은 지난달 31일 청와대 청원을 통해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청원에는 "김 목사가 전도사 시절부터 지난 10년간 자신이 담당한 중고등부, 청년부 여자 아이들을 대상으로 그루밍 성범죄를 저질러 왔다"며 "피해자가 최소 26명에 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청원엔 현재까지 8500여명이 찬성했다.

앞서 피해자들은 6일 서울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들은 대부분 미성년자였고 사랑이란 이름으로 신뢰할 수밖에 없도록 길들여졌다”며 “김 목사는 피해자들을 성희롱·성추행했을 뿐 아니라 성관계까지 맺었다. 피해자가 최소 26명이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해당 김 목사는 “간통죄도 폐지된 마당에 나는 천명의 여자랑 자도 무죄”, “스승과 제자를 뛰어넘는 사이니 괜찮다”고 말했다. 또 피해 아이들을 이단으로 몰고 교인들을 이용해 회유하거나 외압을 가했다.

피해자들이 직접 작성한 피해 사례에 따르면 김 목사는 피해자들을 성희롱·성추행하고 강제로 성관계까지 맺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10대 미성년자였다. 김 목사는 "스승과 제자를 뛰어넘는 사이니 괜찮다"면서 피해자들을 길들였다.

한 피해자는 "미성년자일 때 존경하는 목사님이 스킨십을 시도하니까 이상함을 느끼고 사역자가 이런 행동을 해도 되냐고 물으니 성경의 해석이 잘못된 것이라며 혼전순결이 시대적 배경에 의해서 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고 털어 놓기도 했다.

또 다른 피해자는 김 목사가 "어렸을 때 성적으로 학대를 받은 적이 있어서 성적인 장애가 있는데 너와 만나서 이런 것들이 치유된 것 같다"는 말도 했다고 전했다.

이날 피해 사례를 대신 읽은 정 목사는 "너희도 같이 사랑하지 않았느냐는 어른들의 말이 저희를 더욱 힘들게 했다"는 피해자들의 목소리도 전달했다.

피해자 측은 지난 1년 간 김 목사 부자에게 여러 차례 잘못을 뉘우치고 목사직을 내려놓으라고 요구해 봤지만 그들은 오히려 협박을 해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 목사는 "가장 먼저 나온 얘기는 아이들과 저에게 이단이라고 했다는 것"이라며 "이외에도 아이들이 꽃뱀이라는 말도 듣기도 하고, 전혀 상관없는 교단에서 다른 어른들을 통해 연락이 오거나 가까운 지인을 통해 고소한다는 말도 들었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에게는 지난 10년간 10대 신도들을 상대로 지속적인 성추행은 물론 성관계까지 맺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한편 그루밍 성폭력 의혹에 휩싸인 김 목사는 현재 필리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목사 측은 "제기된 의혹은 모두 허위사실"이라며 "명예훼손 소송 제기 등 법적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 목사 측은 교회 내 계파 갈등에서 비롯된 음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희정 재판서도 등장 ‘그루밍’이 뭐길래

그루밍 성폭력은 앞서 정무비서 김지은씨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53)의 1심 무죄 판결에서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그루밍 성폭력이란 그루밍은 주로 아동청소년의 성을 착취하고 유린하기 위해 친밀, 신뢰, 지배관계를 설정하는 행위를 말한다. 아동청소년의 경우 사춘기 시기 신뢰할 인간 관계가 부족한 경우가 있다. 이 때 성인들이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한 뒤 관계가 깊어질 시기 관계 유지를 대사로 성적인 요구를 강요한다는 이론이다.

당시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 11부 조병구 부장판사는 “안희정 전 지사가 비서 김지은씨의 자유의사를 제압할 위력이 있다”며 “다만 안희정 전 지사가 고압적으로 권위적 태도로 김지은씨를 비롯한 공무원을 하대라고 위력이나 그 지위를 남용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당시 재판부는 “그루밍은 미성년자에게 주로 일어나는 것으로 전문직으로 활동하는 성인 여성의 경우 단기간에 그루밍에 이를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나르시시즘이나 자기연민적 태도를 보여 자신을 지지하거나 흠모하는 여성의 위로를 유도한 것으로 볼 여지는 있지만 위력으로 성관계를 가졌다고 보긴 어렵다”고 했다.

반면 해당 재판에서 전문심리위원들은 안희정 전 지사가 김지은씨에게 능력을 넘어서는 보직을 준 점, 가벼운 신체 접촉부터 점차 강도 높은 성폭력으로 이행된 점, 보상을 제공한 점, 피해자를 특별히 대접한 점 등을 근거로 김지은씨가 그루밍 상태에 빠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한편 경찰은 합의하에 성관계 등이 있었더라도, 피해자가 사건이 일어난 당시 13세 미만이었다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피해자가 13세 이상일 경우엔 강제성이 있었는지를 살펴볼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김 목사가 10대 여성 신도와 친분을 쌓은 뒤 성적 가해행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상 위계 등 간음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도 확인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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