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진=연합뉴스 갈무리
[신소희 기자]서울 숙명여고 정기고사 시험문제·정답 유출 사건을 수사한 경찰이 실제 문제유출이 있었다는 결론을 내리고 수사를 마무리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숙명여고 시험문제 유출 의혹 당사자인 전 교무부장 A씨와 쌍둥이 자매를 업무방해 혐의로 각각 구속·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7월까지 총 5번의 정기고사 시험지 및 정답을 유출, 이를 숙명여고에 재학 중인 자신이 쌍둥이 딸에게 알려줘 학업성적관리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지난 2일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은 당일 영장을 법원에 청구, 법원은 6일 "범죄사실에 대한 소명과 증거인멸 우려가 있고 구속의 상당성도 인정된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다만 쌍둥이 자매에 대해서는 이들이 미성년자라는 점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았다.

시험문제 유출 방조한 혐의로 피의자 선상에 올랐던 전 숙명여고 교장과 교감, 정기고사 담당 교사는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은 "A씨를 정기고사 검토에서 배제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되지만 이것만으로는 학업성적 관리업무를 방해한 방조범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날 경찰에 따르면 쌍둥이 자매가 문·이과 전교 1등을 석권한 2학년 1학기 중간·기말고사뿐 아니라, 지난해 1학년 1학기 기말고사부터 1학년 2학기 중간·기말고사까지 모두 문제가 유출된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문제유출 사건 이전에 쌍둥이가 문제·정답 유출 없이 제대로 시험을 본 것은 1학년 1학기 중간고사 한 번뿐인 셈이다

한편 이날 학부모들은 쌍둥이 퇴학과 성적 '0점 처리'를 요구했다.

'숙명여고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8일 성명에서 "학부모가 원하는 A씨와 공범 징계, 쌍둥이 성적 0점 처리와 퇴학은 학교가 의지만 있다면 당장 오늘도 할 수 있다"면서 조속한 조처를 촉구했다.

쌍둥이는 지난 1일 학교에 자퇴서를 제출했다. 이에 학교는 서울시교육청에 자퇴처리 여부를 문의했고, 교육청은 경찰과 법원에서 범죄사실이 소명됐다는 점에 유의해 "자퇴서 처리에 신중하라"고 답했다. 쌍둥이를 징계해야 하는 상황까지 고려하라는 의미였다. 학교는 아직 자퇴서를 처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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