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원책 변호사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극동VIP빌딩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소회를 밝히고 있다.
[김민호 기자]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과 갈등을 빚다가 당 조직강화특별위원에서 '문자 해촉'을 당한 전원책 변호사는 14일 "그분이 대통령이고 제가 비서실장이라면 팔 자르는 기분을 이해하겠지만 내가 그분의 수족이 아니지 않느냐"고 작심 비판했다. 

전 변호사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김 위원장이 지난 9일 자신을 해촉하고 '팔을 하나 잘라내는 그런 기분'이라고 말한 것에 대한 불쾌한 심정을 드러내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전원책 변호사는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제게 전권을 줬다면 더 이상 말이 없어야 한다”며 “그런데 내게 준 건 전권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고를 받을 어떤 언행을 한 적 없다. 이건 모욕”이라며  토로했다.  

또 전 변호사는 "김 위원장이 '당 기강을 바로 잡겠다'고 말하는 것도 군사정권에서 획일적으로 움직이는 군사정당이면 모르겠는데 오늘날 어떻게 기강을 이야기하느냐"며 "그분이 실수한 워딩이라고 생각한다. 저에게 복종을 요구할 것이라면 진작 말을 했어야하지 않겠느냐"고 꼬집었다. 

전 변호사는 40여 일간 자유한국당에서 느낀 한계점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김병준 위원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저는 당원이 아니지만 노무현 정부에 관여했던 사람도 아니고 특별히 진영논리에 빠져있었던 사람도 아니다"라며 노무현 정부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 위원장을 직격했다. 

전 변호사는 "전 보수논객으로 변하지 않고 살아왔고 그렇기 때문에 한국당을 얼마든지 비판하고 애정 어린 질타를 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며 "한국당에 저보다 더 이런 자격이 있는 사람이 있으면 나와 보라. 국민이자 보수논객 그리고 보수의 대변자로서 꾸짖을 수 있는 작은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저는 그 반대 진영에 단 하루도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전 변호사는 입장발표를 마친 뒤 “폭로성 질의는 사양하겠다”며 앞서 예고했던 폭로성 발언은 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 9일 전 변호사는 자유한국당조직강화특별위원에서 해촉됐다. 당시 그는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조강특위에 특정인물을 넣어달라고 한 게 갈등의 시작”이라며 “제가 허용했으면 아무 일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 위원장 역시 조강특위 위원 추천을 놓고 전 변호사와 갈등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다만 그는 “전 변호사와 상당히 가까운 분들이라고 생각해 2명의 명단을 드린 적이 있지만 저는 전혀 만난 적도 없고 전화해 본 적도 없는 모르는 사이”라고 강조했다.

다응은 전원책 변호사 입장문 전문이다.

▲ 전원책 변호사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극동VIP빌딩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소회를 밝히고 있다.
보수를 재건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 유일한 방법은 당의 정체성을 바로하는 한편 인물을 교체해 면모를 일신하는 것이기 때문에 저는 인적 청산의 전권을 요구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 그 꿈은 사라졌습니다.  
국민을 감동시킬 자기 자성에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조차 주어지지 않는다면 제가 할 일은 없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2월 전당대회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해 왔습니다.  
당무감사가 끝나면 불과 20여 일밖에 남지 않은 12월 15일까지 인적 청산을 하라는 것은 어떤 청산도 하지 말라는 말입니다.  
더욱이 예산을 심의의결하는 기관이자 선거제도를 바꾸는 정계의 활동 기간입니다.  
그래서 한두 달이라도 전당대회를 늦춰야 한다고 한 것인데 이런 제 의견을 월권이라고 하면 저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습니다.  
조강위원을 맡은 뒤에 수많은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습니다.  
여기에 있는 여러분이 잘 아실 겁니다. 하지만 여섯 차례 방송 출연 등을 통해 제 의견을 피력한 바 있습니다.  
저는 보수단일대오, 비박, 친박 간의 갈등을 줄일 끝장토론을 제안했습니다.  
새로운 보수, 정치인의 기준으로 온실 속의 화초보다는 비바람을 맞으며 자란 들꽃 같은 인재를 원했습니다.  
국회의원들에게 지식과 도덕성, 열정과 소명의식을 요구했습니다.  
그래서 병역과 납세 등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다하지 못한 의원은 물러나야 된다고 했습니다.  
양지에서 편안하게 의정생활하는 분들에게 험지 출마를 요구했습니다.  
당권, 대권을 운위하는 분들에게는 자기 반성과 자기 희생을 보여달라고 했습니다.  
조직강화의 전권을 가진 제 이 말들이 결코 월권이라고 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견디기 힘든 공격이 시작됐습니다.  
8일 동안 묵언수행하면서 인터뷰를 모두 거절한 저에게 이름조차 모르는 비대위원들이 언행을 조심하라고 했습니다.  
저는 그분들에게 그런 경고를 받을 어떤 언행을 한 적이 없습니다.  
전권이 아니라 전례가 없는 권한이라는 말도 들었습니다.  
이건 모욕입니다.  
심지어 이미 제작된 특정 프로그램을 두고 정치를 방송에 이용한다는 비난까지 나왔습니다. 20년간 방송을 해 온 제가 방송을 정치에 이용했으면 했지 정치를 방송에 이용할 까닭이 없습니다.  
조강위원과 비대위원 만찬이 하루 전에 고지되자 저는 이를 거절했습니다.  
최고급 식당의 그 만찬에 당비가 사용된다면 이는 우리 세금으로써 도덕성에 문제가 있으며 만약 특정인이 낸다면 이른바 김영란법 위반이기 때문입니다.  
과연 이런 거절이 제 잘못일까요?  
결국 지난 9일 오후 오후 1시 21분 문자메시지로 저는 해촉되었습니다.  
문자를 받았던 그 시간에 이미 대문 밖에는 수많은 카메라들이 모여들었습니다.  
구순의 제 어머니는 대문 밖을 내다볼 엄두조차 내지 못했습니다.  
굳이 그들이 문자로서 해촉한 걸 인제 와서 제가 나무라고 싶지 않습니다.  
그동안 있었던 여러 일들을 드러내고 싶지도 않습니다.  
먹던 우물에 침을 뱉고 싶지 않기도 하지만 혁신을 거부하는 당에 아무런 미련이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한 가지 보수 정당의 재건은 이제 어려워졌다는 생각이 저를 여전히 괴롭히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완의 보수 재건 활동을 계속할 생각입니다.  
흔히 말하는 보수 궤멸을 막기 위해 미력이나마 힘을 보태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께 간절히 호소합니다.  
보수를 다시 세웁시다.  
이 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새로운 보수가 일어서야만 합니다.  
그 길만이 다음 세대에게 이 나라를 온전히 물려줄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혹시 저에게 질문하실 분들이 있으시다면 질문을 해도 좋은데 이 기자간담회 전에 많은 언론의 폭로 기자회견이 있을 것이다, 이런 보도가 있었습니다.  
폭로성 질의는 좀 사양하겠습니다. 어떤 질문이라도 해 주십시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