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
[김홍배 기자]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령 문건 작성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불법체류자 신세가 됐다.

17일 외교부에 따르면 조 전 사령관의 여권 무효화 공시절차가 마무리되면서 지난 15일자로 여권 무효화가 이뤄졌다. 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령 문건 작성 의혹을 수사한 군검 합동수사단은 조 전 사령관을 핵심 피의자로 보고 여러 차례 출석을 요구했으나 응하지 않았다.

외교부는 지난달 초 수사 당국으로부터 조 전 사령관의 여권에 대한 무효화 신청을 받아 여권 반납 통지를 했다. 조 전 사령관이 불응하자 무효화 절차를 진행해 15일자로 여권을 무효화했다.

이에 따라 이민관세청(ICE) 산하 국토안보수사국(HSI) 등 미국 사법당국에 요청해 조 전 사령관의 체류자격을 취소했다. 조 전 사령관은 사실상 불법체류자 신분이 되면서 미국에서의 각종 권리행사에 제약을 받게 됐다.

조 전 사령관은 지난해 9월 전역한 후 같은 해 12월 미국으로 출국했지만 이후 소재가 불분명한 상태다.

현재 조 전 사령관의 형제들은  로스엔젤레스와 시카고 등지에 살고 있다. 조씨의 윗형은 사카고 자역 한인교회 목사로 재임했으나 지난 6월 이른 나이에 은퇴한 후 기존 주택을 팔고 아파트를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 한인매체인 선데이저널에 따르면 조씨가 LA인근 밴나이스와 그라나다 인근에서 목격됐다는 소문이 있다고 전했다.

지난 6일 SBS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북서쪽으로 30km쯤 떨어진 곳에 있는 한 아파트 단지를 찾았다. 이곳은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의 형이 살고 있고, 조 전 사령관이 은신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알려진 장소.

취재결과 조 전 사령관의 형이라고 인정했지만, 질문을 이어가자 갑자기 모르는 사람이라며 발뺌했다.

현지 교민들은 조씨가 "한국에 돌아가지 않겠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일부 교민들을 중심으로 '조현천 찾기운동'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제보에 따르면 조현천의 형제는 9남매로 대부분 미국에 거주하고 있으며 누나가 세탁소를 운영하고 있다는 내용이 미시유에스에이에 게재됐지만 현재 확인은 되지 않고 있다.

또 조씨가 그라나다힐 조카명의로 임대주택에 살고 있다는 제보도 올라왔지만 이 역시 미확인 상태다.

한편 백악관 청원게시판에는 '조현천 체포 및 한국송환' 청원이 등록돼 서명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13일에 시작된 이 청원은 1개월 내에 10만명이 서명항 경우 백악관이 반드시 답을 해야 한다.

이러한 가운데 합수단은 인터폴의 수사 협조로 조 전 사령관의 신병확보에 주력했으나 소재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합수단은 지난 7일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조 전 사령관에 대해 기소중지 처분을 내렸다.검찰은 피의자나 참고인의 소재불명 등의 사유로 수사를 마무리하기 어려운 경우 수사를 일시 중지한다. 수사 종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조 전 사령관의 신병 확보에 따라 언제든지 수사를 재개할 수 있다. 

따라서 합수단은 법무부, 대검, 외교부 등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의해 조 전 사령관의 신병확보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

한편 조 전 사령관은 매달 450만 원씩 군인 연금을 받는 것과 관련, 군인 연금이 사실상 도피 자금으로 쓰인다는 논란도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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