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희 기자]“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판사님의 업무 부담이 과중해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저부터 다시 돌아보게 됩니다.”

서울고등법원에서 근무 중인 이승윤 서울고법 판사(42·여·사법연수원 32기)가  서초동 자택 내 안방 화장실에서 슴진 채 발견된 후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이 판사의 영결식에서 최완주 서울고등법원장이 영결사를 읽자 곳곳에서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22일 동아일보는 이 판사의 마지막 가는 길에는 서울대 법대 95학번·사법연수원 32기 동기, 선후배 법관 등 100여 명이 함께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이 판사가 힘든 것을 티내지 않아 이런 일이 생길지 몰랐다. 옆에서 챙겨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자책했다. 초등학생 1, 5학년 아들을 둔 이 판사가 일과 가정을 모두 챙기는 ‘슈퍼우먼’이라고 생각했을 뿐 과로로 쓰러질 줄은 상상을 못 했다고 했다. 곳곳에서 슬픔을 참지 못하고, 눈물을 펑펑 쏟거나 오열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약 한 달 전 이 판사는 육아와 일을 함께하는 동료 판사들과의 인터넷 카페에 ‘예전엔 밤새는 것도 괜찮았는데 이제 새벽 3시가 넘어가면 몸이 힘들다. 이러다가 내가 쓰러지면 누가 날 발견할까라는 생각이 든다’는 글을 남긴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동료 법관들은 이 글에 추모 댓글을 달고 있다.

영결식엔 김명수 대법원장이 참석했다. 김 대법원장은 조의를 표하며 “너무 안타깝다”며 매우 슬퍼했다고 한다. 

이 판사의 빈소엔 전날 밤늦게 문무일 검찰총장과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찾아와 조의를 표했다. 이 판사의 남편 박성욱 LIG넥스원 상무(43·연수원 34기)는 검사 출신 변호사다. 빈소에서 유족들과 10분 넘게 얘기를 나눈 문 총장은 조문을 마친 뒤 눈물을 흘렸다. 문 총장은 “이 판사와 개인적인 연은 없지만 같은 법조인으로서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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