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양 신임 인터폴 총재가 2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 총재의 위로 최근 부모 사기 관련 논란이 되고 있는 래퍼 '마이크로닷(본명 신재호·25)'의 TV 예능 광고가 나오고 있다. 충북 제천경찰서는 뉴질랜드에 도피 중인 래퍼 마이크로닷 부모 검거를 위해 인터폴(국제사법경찰기구)에 공조 수사를 요청했다.
[김승혜 기자]한국인 최초로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새 수장이 된 김종양(57) 부총재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대한항공 KE952편을 타고 귀국한 23일 오전 11시 인천공항.   

김 총재는 이날 공항에서 “인터폴 총재는 세계 경찰기구 대표라 한국 문제만 세심하게 살펴볼 수는 없다”면서도 “국외도피사범이나적색수배된 한국 범죄자를 국내 송환하는 데는 간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우연인지 김종양 총재의 위로 부모 사기 관련 논란이 되는 래퍼 마이크로닷의 광고가 나왔다.

지난 22일 충북 제천경찰서는 뉴질랜드에 도피 중인 래퍼 마이크로닷(본명 신재호·25) 부친 검거를 위해 인터폴(국제사법경찰기구)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그의 아버지 신모(61)씨는 제천시 송학면에서 젖소 농장을 운영하다 축협에서 수억원을 대출하면서 지인들을 연대보증인으로 세우고, 또 다른 지인들에게도 상당액의 돈을 빌린 뒤 1998년 돌연 잠적했다.

신씨의 지인들은 그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지만 소재 불명 상황이 지속되면서 이듬해 기소중지 처리됐다. 피해자들은 피해액이 20억원에 이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기죄의 공소시효 7년이 이미 지났으나 피의자가 형사 처분을 피할 목적으로 국외에 체류하고 있는 경우 등은 공소시효가 중지되는데, 신씨가 이에 해당한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경찰 관계자는 "20년 전 고소장과 피해자 진술조서 등을 검토했고, 여러 경로를 통해 피고소인 신씨가 뉴질랜드에 거주 중인 사실을 확인했다"며 "자진 출석을 요구하고 있으나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인터폴 수배 요청은 경찰이 신씨의 범죄가 중하다고 판단했다는 방증이다. 수배는 적색수배, 청색수배 등 경중에 따라 8가지로 분류한다.

특히 신씨가 실제 뉴질랜드에 있다면 양국의 범죄인 인도조약에 따라 우리 경찰이 그의 인도를 뉴질랜드 측에 요구할 수도 있다.

신씨에게 형사 책임을 묻는 경찰의 수사는 본격 재개했으나 민법상 채권 소멸시효가 이미 완성한 상황이어서 채권자들이 법률적으로 재산상의 피해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은 이미 사라진 상태다.

마이크로닷은 20년 전 부모의 사기 행각 논란에 관해 "사실무근"이라며 강경 대응 입장을 밝혀왔으나 지난 21일 "부모님과 관련한 일로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죄송하고, 늦었지만 부모님에게 피해를 보셨다고 말씀하신 분들을 한 분 한 분 직접 만나 뵙고 말씀을 듣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이에 대해 마이크로닷의 어머니는 23일 스타뉴스와 통화를 통해 “정확하게 조사를 받을 것이고 이를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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