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장 주목받는 정치인은 바른미래당의 이언주(재선‧경기 광명을) 의원이다. 이 의원은 지난 24일 주간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의 주요 산업을 만든 것이 박정희 전 대통령"이라며 "박 전 대텅령이 아니었다면 여전히 필리핀보다 못한 세상에서 살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이 자주 언급하고 있는 '박정희 천재론'의 일환인 셈이다. 그는 지난달 23일 인터뷰에선 "독재를 했다는 측면에서는 비판을 받지만, 박정희 같은 분이 우리나라의 미래를 꿰뚫어 보았다는 측면에서는 천재에 가까웠다"고 한 바 있다. 당시 "대통령제는 현대판 황제인데, 황제가 되려면 외교‧국방‧경제까지 완벽하게 알아야 한다"며 "이런 대통령이 우리 역사에 나타났다는 것은 국민 입장에선 행운"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일견 제왕적 대통령제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것 같기도 하지만, 우연일지라도 똑똑한 대통령이었다는 얘기와 같다. 그리고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천재' 언급은 현재 문 대통령에 대한 상대적 평가 절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박 전 대통령은 산업화의 초석을 닦은 반면, 문 대통령은 반(反)기업‧반시장 정책을 펴고 있다는 주장이기 때문이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최고위원은 지난달 30일 문재인 정부를 향해 연일 강경 발언을 쏟아내는 같은 당 이언주 의원에 대해 “정치적으로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 찬양에 머무는 보수진영에 대해선 “미래가 없다”고 쓴소리했다.하 최고위원은 이날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나도 (이 의원과) 생각이 똑같다. 나도 박정희 전 대통령 존경한다”며 “우리 보수의 특징 중 하나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공·과를 평가할 때 유신이라는 과도 있지만 어쨌든 공이 더 큰 사람이라는 것이 보수의 공감대”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 최고위원은 20일 ‘반문연대’를 주장하는 같은 당 이언주 의원에 대해 “문재인 반대하는 사람 다 모이라는 거면 이재명 지사하고도 힘을 합쳐야 된다”며 “이 지사는 ‘경찰은 진실이 아니라 권력에 줄 섰다’는 발언 속 ‘권력’이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된다”고 강조했다. 하 최고위원은 또 이른바 ‘혜경궁 김씨’ 사건에 공범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하 의원은 25일에는 자신의 SNS(페이스북)을 통해 "이 지사가 문 대통령 아들 문제를 언급한 것은 반문(反文) 야당 선언"이라고 주장했다. 이 지사가 부인 김혜경씨의 실계정주 의혹이 있는 트위터 사건과 관련, 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 특혜채용 의혹을 먼저 가리자고 한 데 대해 "역린을 건드렸다"는 해석에 더한 주장이다.
그는 "대선 때 문씨의 특혜취업 문제를 줄기차게 제기했던 저처럼 이 지사도 야당처럼 대통령과 맞서겠다는 것"이라며 "이간계가 아니라 본인의 결별 선언인 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해찬 대표는 이 지사가 경찰이 권력의 편이라고 했을 때 출당시켰어야 했다"며 "이 대표도 비문(非文)을 넘어 반문을 대표하려느냐"고 되물었다.
이 지사에 대한 하 의원의 공세는 여러 가지 포석을 겸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문재인 정서를 강화함과 동시에 여권 내 '친문 대(對) 비문' 갈등을 겨냥하고 있다. 하 의원은 지난 22일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이 지사를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이 같이 연일 강도 높은 발언에는 결국 차기 총선 공천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정치적 노림수가 깔려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를 의식한 듯 이 의원은 지난 21일 "자기가 더 유리한 곳을 찾아다니는 게 철새다. 저는 더 불리한 곳으로 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반문연대 요구가 거세지는 것과 맞물려 한국당 내 유력 정치인들의 공세도 강화되고 있다.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정부는 제대로 된 성장정책 없이 집권했다는 점, 이 잘못을 고치려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두 가지 죄를 짓고 있다"며 "실현 가능한 성장정책이 없는 지금의 정부는 가짜 진보‧사이비 진보"라고 비판했다.
여권의 한 의원은 “마치 이 때다 싶어 한 몫 잡아보려는 장사치 같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