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 기자]웹하드 업체를 운영하면서 불법 음란물을 대량으로 유통시킨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심명섭 위드이노베이션 대표이사는 30일 사과의 말을 전하며 직에서 물어나겠다고 밝혔다. 심 대표 쪽은 웹하드 운영은 과거의 일로 여기어때와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었다가 여론이 악화되면서 자진 사퇴한 것이다.

심 대표이사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제 개인의 일로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이 자리를 빌려 대단히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며 “언론을 통해 보도된 바와 같이, 저는 과거 제가 지분을 보유했지만 현재 그 지분을 모두 매각한 바 있는 웹하드 업체에 관한 일로 최근 경찰 조사를 받은 일이 있다. 당시 저는 성실히 조사에 임하였고, 앞으로 있을 모든 법적 절차에도 최선을 다하여 성실히 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일로 뜻하지 않게 심적으로 피해를 보신 분들이 있다면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금일부로 저는 위드이노베이션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며 “그동안 저의 온 마음과 힘을 쏟아 붓고 성장을 함께 해왔던 위드이노베이션의 대표이사직에서 지금 물러나는 것이 바른 선택인지 수도 없이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그러나 400명에 가까운 임직원이 고객 만족을 위해 쉴 틈 없이 치열하게 노력하는 상황에서, 비록 그것이 오해라고 할지라도 이번 언론 보도와는 아무런 상관없는 위드이노베이션이라는 회사에 조금의 누도 끼칠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오늘부로 회사 경영 전반을 임원진에 위임하고, 개인적인 일로 야기된 이번 문제의 해결에 대처하려고 한다”며 “그것이 책임 있는 자세라고 생각하며, 제가 없어도 위드이노베이션의 모든 임직원은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흔들림 없이 각자에 주어진 업무와 소명에 최선을 다해, 더욱더 훌륭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동안의 성원에 충분히 보답하지 못하고 이번 문제로 심려 드리게 되어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충남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심 대표를 정보통신망법 위반(음란물유포 방조 등) 혐의로 입건해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바 있다. 심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0일까지 웹하드업체 두곳을 운영하면서, 음란 동영상 등 427만건 유통을 방조하고 다운로드 수수료로 52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한겨레에 따르면 경찰이 지목한 음란물이 유통된 웹하드는 모두 두곳으로 ‘ㅂ미디어’가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의 법인등기부 등본을 보면, 심 대표의 고교 동창으로 알려진 권아무개씨가 대표이사직을 맡다가 지난달 사퇴하고 김아무개씨가 대표이사로 취임한 것으로 나타난다. 심씨는 이즈음에 ㅂ미디어의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고 밝히고 있다.

ㅂ미디어는 위드이노베이션의 모회사인 위드웹의 또다른 자회사였다. 즉 여기어때와 음란물 유통 웹하드업체는 모회사가 같은 자매회사다. 감사보고서를 보면, ㅂ미디어는 지난해 영업이익 107억여원, 당기순이익 85억여원의 실적을 거뒀다. 이 회사는 2016년에도 당기순이익 52억여원을 냈는데, 이 가운데 30억원을 현금배당하기도 했다. ㅂ미디어는 위드웹의 100% 자회사이므로 웹하드 사업수익 상당액이 모회사 위드웹으로 흘러간 셈이다. 또한 위드이노베이션은 ㅂ미디어의 주식과 장기금융상품 등을 담보로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심 대표는 과거 웹하드를 운영하면서, 최근 직원 폭행동영상과 웹하드 카르텔로 수사를 받고 구속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웹하드 필터링 업체 ‘뮤레카’ 임원에게 돈을 건넨 혐의로 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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