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 기자]앞으로 신용카드 무이자할부나 포인트적립, 캐시백 등 혜택이 사라진다. 카드혜택은 소비자가 이에 상응하는 연회비를 내고 이용하는 구조로 점차 개편된다. 

자영업자를 살리겠다며 내놓은 카드수수료 개편방안이 적은 연회비로 알뜰하게 소비하던 '카드알뜰족'에게 피해를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6일 '카드수수료 종합개편안'을 통해 내년부터 카드사의 마케팅비용을 줄여 수수료율을 인하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소비자에게 과도하게 제공했던 카드혜택을 단계적으로 축소할 것도 지시했다.

카드소비자 입장에서는 그동안 누리던 카드혜택 축소가 불가피해졌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당국이 요구하는 마케팅비용 축소를 실행하면 최소한 일회성 마케팅비용은 모두 줄여야 할 판"이라며 "다른 카드혜택도 점차 줄여나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당장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표적인 일회성 혜택은 무이자 할부다. 기존에 카드사에서 경쟁적으로 제공하던 무이자 할부기간이 축소되거나 사라질 전망이다.

또한 일부 가맹점에서 결제할 때마다 적립되는 포인트 혜택, 현금으로 돌려주는 캐시백 등 서비스도 사실상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다양한 혜택이 탑재된 카드도 앞으로 찾아보기 힘들어진다. 금융당국은 여러 부가서비스를 백화점식으로 한 카드에 탑재하지 말고 이를 간소화 할 것을 지침했다.

단 다양한 부가서비스가 탑재된 카드를 이용하려면 소비자가 그에 상응하는 적정 연회비를 지불하도록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 이에 관한 세부운영방안은 내년 1월까지 경쟁력강화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마련된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가 이용하지 않는 과도한 부가서비스를 줄이라는 금융당국의 의도는 이해하지만, 이를 알뜰하게 찾아 이용하던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소비자입장에서는 역행한 카드수수료 지침이 나오자 일각에서는 불만도 터져나온다. 자영업자 살리기 위해 소비자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격 아니냐는 우려다.

특히 이번 개편안이 수수료율 인하 대상에 연매출 기준 500억원 이하 가맹점도 포함하면서 논란은 더욱 확대됐다. 과연 연매출 500억원 이하 가맹점까지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소비자가 혜택을 포기하는 것이 맞느냐는 의문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모든 부가서비스가 축소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그동안 카드사간 회원모집 경쟁이 심화되면서 일반 소비자가 잘 이용하지 않는 부가서비스가 과도하게 탑재됐다"고 설명했다. 그 예로 항공 마일리지 무제한 적립, 공항 VIP라운지 및 레스토랑 무료 이용 등을 들었다. 

이어 "이런 서비스로 얻는 소비자 실익은 많지 않은데 이에 대한 부담은 가맹점이 지고 있다"면서 "이런 서비스를 대폭 줄이는 대신, 서비스가 필요한 소비자가 직접 연회비를 더 지불하는 구조로 개편하는 것이 맞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다만 서비스를 한번에 모두 줄이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일반적인 소비자가 빈번하게 이용하는 포인트나 할인서비스를 일시에 감축하겠다는 것이 아니다"면서 "과도한 서비스를 대상으로 단계적으로 축소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에 카드업계 관계자는 "단계적이라지만 일회성 혜택을 시작으로 결과적으로는 소비자혜택은 사라질 것"이라며 "반면 소비자의 연회비 부담은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카드 알뜰족 입장에서는 이번 개편안으로 금전적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이라며 "혜택을 이용하며 소비하던 알뜰족 소비가 줄어들면서 카드업계는 물론 가맹점까지 매출이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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