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지난 8월 27일 인도네시아 브카시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8강에서 연장 끝에 시리아를 1-0으로 꺾고 ‘4강 신화’를 썼을 때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대한민국처럼, 베트남은 수만명이 길거리 응원을 펼쳤다. 베트남 언론들은 ‘박항서 매직’이라고 대서특필했다.

당시 베트남 팬들은 SNS에 “박항서 아저씨, 귀화해달라”는 글을 남기고, 한류스타 송중기 등과 동렬에 놓은 사진을 들고 다녔다.

지난 6일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세계적인 명장 에릭손 감독이 이끄는 필리핀 대표팀을 꺾고 10년 만에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결승에 진출하자 베트남 전역이 흥분의 도가니로 빠져들고 있다.

“박항서 감독을 베트남으로 귀화시키자”

경남 산청 출신 박 감독은 경기장 안에서는 다혈질이다. 골이 들어가면 호쾌한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고, 심판 판정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물병을 집어 던지기도 한다.

하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선수들을 아들처럼 챙긴다. 박 감독이 걱정스런 표정으로 마사지 기계를 들고 베트남 선수의 발을 정성스럽게 문지르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파파 리더십’이 베트남 사회에 큰 감동을 안겼다.
  
박 감독은 베트남의 낮잠 문화를 인정하고, 체격이 작은 베트남 선수들에게 체력은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국내팬들도 베트남 대표음식 쌀국수와 거스 히딩크 감독을 합해 ‘쌀딩크’라 부르면서 박 감독을 자랑스러워하고 있다.  

지난 8월 박 감독은 “제 조국은 대한민국이고, 조국을 사랑한다”면서도 “하지만 현재는 대표팀 감독이고, 감독으로 책임과 의무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8일 베트남 한 네티즌은 "베트남팀이 보여주고있지. 박항서 선생님은 이전 어떤 감독들보다도 열정적이고 팀에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지."라며 "박항서 감독님을 귀화시키자"고 또 다시 귀화를 언급했다.

12월 베트남 시민들은 지난 8월 박항서 감독에게 '귀화 요구'와 달리 '귀화 시키자'로 바꼈다는 것이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