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 기자]양진호 위디스크 회장이 자신과 관련된 사건 수사 무마를 위해 검찰에 수천만 원대 금품로비를 벌인 정황이 나왔다.

10일 <뉴스타파, 셜록, 프레시안>에 따르면 양 회장의 법조 로비 의혹을 취재하던 중 그가 부하직원과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를 대량 입수했다. 여기엔 양 회장이 검찰에 금품을 제공했다고 스스로 밝히는 내용이 들어있다. 중앙지검에 이미 2000만 원이 나갔고, 이와는 별도로 사건에서 자신을 빼기 위해 성남지청에도 5000만 원을 뿌릴 것이라는 언급들이다.

양 회장의 문자엔 "빌어먹을", "X새들 주둥이" 등 검찰을 비하하는 표현도 들어 있었다.

매체에 따르면 2015년 2월 7일자 문자메시지를 보면, 양 회장은 자신의 부하 직원에게 "성남지검(성남지청의 오기-편집자 주)에 빌어먹을 검사들 처먹일 돈 오천이 다음 주에 임 대표님을 통해서 나간다"고 알렸다. 이어 "이 아까운 피 같은 돈이 그 X새들 주둥이로 들어가다니..."라며 검찰을 향한 욕도 서슴지 않았다.

이어지는 문자에서 양 회장은 그 이유를 설명했다. "아무튼 송사리 건으로 악순환을 탈 수 있는 그런 것들을 사전에 막기 위함"이라는 내용이다. 그러면서 "중앙지검(서울중앙지검)에 이미 이천이 나가서 성남으로 돌린 거고, 성남에서 나를 시비 거는 걸 빼는 것"이라고 적었다. 양 회장이 문자 메시지에서 언급한 '성남지검'은 수원지검 성남지청을 지칭하는 것이다. 문자 내용을 보면 양 회장이 중앙지검에 2천만 원을 제공했고, 이어 성남지청에 5천만 원을 뿌릴 예정이라는 사실을 부하직원에게 알려준 것으로 보인다.

 
 
▲ 사진=뉴스타파 캡쳐
게다가 양 회장은 부하 직원에게 "그동안 이런 것 잘 못 봤을 텐데 어깨 너머로 이 분(임모 대표)들이 어떻게 일하시는지 지켜보라"고 일렀다. 양 회장의 검찰 상대 금품 로비가 이 문자 발송 이전에도 있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또 양 회장이 임 대표를 통해 검경을 상시 관리해 온 정황도 확인됐다. 공동 취재팀이 입수한 또 다른 문자 메시지에는 양 회장이 검경을 어떻게 관리해왔는지를 보여주는 내용이 적나라하게 들어 있다. 양 회장과 한 위디스크 직원이 주고받은 2015년 9월 22일 문자 메시지에는 해당 직원이 양 회장에게 "임 대표가 외부담당자 명절용으로 기프트카드 구입비 400만 원을 요청했다"고 보고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명절을 맞아 회사 외부 사람들에게 기프트 카드를 선물한다는 뜻이다. 양 회장이 누구에게 보내는 것이냐고 묻자 이 직원은 "임 대표에게 물어보니, 학교와 검찰, 경찰 쪽이라고 한다"고 답했다. 이 대화 내용에는 위디스크가 2013년부터 꾸준히 검찰과 경찰에 ‘기프트카드 로비’를 벌인 정황도 들어 있는데, 2013년 설 명절에 300만 원, 2014년 추석 명절에 300만 원, 2015년 설 명절에도 200만 원 상당의 기프트카드를 구매해 뿌렸다고 적혀있다.

취재진은 양 회장의 검찰과 경찰을 상대로 한 로비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로비 창구로 지목된 임 씨에게 해명을 요구했다. 하지만 임 씨는 인터뷰는 거절한 채 "그런 사실이 없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왔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