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국가재조포럼 토론회 '인공지능(AI) 선진국으로 가는 길'에 참석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후보인 나경원, 김학용 의원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김민호 기자]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선거가 비박계이면서 친박계 지지를 받는 나경원 의원과 비박계 대표주자로 꼽히는 김학용 의원의 맞대결로 정리되면서 이번 선거가 친박계 VS 비박계의 세대결 양상으로 흐르는 조짐이다.

11일로 예정된 이번 선거는 당초 다수 후보들이 출전하면서 계파별 표가 흩어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최종적으로 나 의원과 김 의원만이 후보로 등록하면서 양 진영은 사활을 걸고 이번 선거에 임하는 눈치다.

지난 5일 홍문종 한국당 의원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복당파가 당을 접수하고 전면에 나서는 등의 계기가 만들어지면 TK 자민련은 언제든지 만들어질 거다. 그게 친박연대가 될지 탄핵 반대당이 될지 모르지만, 의원 20~30명은 참여한다"고 말했다.

이어 홍 의원은 "친박 신당이 실제로 생길까"라는 질문에 "여러 여건으로 힘들지만 결국에는 생긴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다음 총선 공천 과정에서 현역 의원과 원외위원장 중 절반 정도가 탈락할 거다. 탈락해도 모두 출마할 텐데 명분이 필요하다. TK에선 배신자론, 의리론이 여전히 먹힌다고 보는 사람이 많다"고 덧붙였다.

내년 2월 말 예정인 한국당 전당대회에서 비박(비박근혜) 지도부가 탄생하면 TK를 중심으로 친박계가 박 전 대통령을 앞세워 새로운 당을 만들 수 밖에 없다는 논리다.

여기에 김병준 비대위가 10여명의 현역 당협위원장을 교체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내후년 총선에서 공천 배제를 염려한 친박계 의원들이 목소리를 내면서 주목 받았다.

그러다보니 이번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불거진 친박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이른바 '친박신당' 창당설이 변수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흩어졌던 친박들이 다시 뭉치는 계기가 될 수 있고, 이런 점을 감안해 결속력이 상대적으로 약했던 비박 진영도 힘을 한곳에 모아야 한다는 경계 심리가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박근혜 정부당시 국무총리와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낸 황교안 전 총리가 보수층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도 창당 가능성에 불을 지피고 있다.

물론 정치권에서 친박 신당설은 아직까지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를 추진하려는 구체적 실체도 잘 보이지 않는데다, 당의 구심점이 될 유력 대권주자가 과연 친박 신당 간판으로 나서겠느냐 하는 의문에서다. 하지만 정치권에서 연일 회자되고 있기 때문에 당장 코앞에 닥친 원내대표 선거에는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는 있다.

따라서 창당 가능성을 떠나 친박 신당설 자체는 일단 친박계 세결집을 도모할 수 있다고 평가된다. 이 경우 친박 지지를 받고 있는 나경원-정용기 후보에게도 나쁘지 않은 소식이다.

하지만 비박계 김학용-김종석 후보에게 오히려 반사 이익이 돌아올 것이란 분석이 만만찮다. 친박신당설로 인해 비박진영의 김 후보 지지세가 더 견고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비박계를 자세히 살펴보면 김무성 의원을 중심으로 한 복당파에다 그 외 친이(친이명박)와 친홍(친홍준표) 등 결이 다른 사람들로 구성돼있다. 친박 의원들이 신당설을 언급할 수록 비박계가 결집하게 되고, 따라서 김학용-김종석 후보가 우위에 설 수 있다는 주장이다.

결국 전통적으로 강했던 친박의 결속력이 위력을 발휘하느냐, 아니면 친박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보이는 비박의 결집이 표로 연결되느냐가 이번 원내대표 선거의 향배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그중의 한 키(key)가 정체 모를 친박 신당설이 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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