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새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새 원내대표에 선출된 나경원 의원이 당선인사를 하고 있다.
[김민호 기자]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에 4선 나경원(서울 동작을) 의원이 선출됐다. 나 의원은 11일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선출을 위해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총 103표 중 68표를 받아 김학용 의원을 누르고 당선됐다. 김학용(57·3선·경기 안성시)-김종석(53·초선·비례대표) 후보는 35표를 얻어 낙선했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한국의 보수정당에서 여성 원내대표가 선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나 원내대표 임기는 1년으로 내년 12월까지지만,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으면 2020년 4월 총선 때까지 원내대표직을 유지할 수 있다.

한국당 당헌당규는 국회의원의 잔여 임기가 6월 이내인 때에는 의원총회 결정에 따라 의원 임기만료 시까지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의 임기를 연장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소감으로 "중책을 맡겨줘서 감사하기도 하지만 앞으로 정말 해야할 일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오늘 의원들께서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선택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분열이 아니라 통합을 선택했다고 본다. 한국당은 지긋지긋한 계파 이야기가 없어졌다고 생각한다"면서 "이제 정말 하나로 가야한다고 생각한다"고 의원들에게 당 화합을 당부했다.

나 원내대표는 또 "문재인 정부의 폭주가 여러분들은 아마 무서우실 것"이라면서 "대한민국 헌법가치를 파괴하는 속도, 대한민국 판을 바꾸려는 시도, 정말 우리가 할일이 많다. 하나로 뭉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한국당은 대한민국 경제의 기적을 이룬 당"이라며 "이 어려운 시기에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부터 꼼꼼히 챙겨서 제2의 경제 기적을 만들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나 원내대표는 한국당 지지율이 20%대를 회복하는 안정적인 상황에서 취임했지만 선거제도 개편, 유치원3법 처리 등 정치적 현안 뿐만 아니라 민생과 연관된 문제들이 해결해야 할 첫 과제로 꼽힌다.   

전체 의석수의 과반에 못 미치는 112석에 불과한 제1야당으로서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독주를 막기 위해서는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야(野) 3당과의 공조도 불가피해 '예산국회'에서 틀어진 다른 야당과의 관계 개선도 나 원내대표가 풀어야 할 숙제다. 

그는 전략과 논리를 앞세운 대여(對與) 협상을 우선시한다면서도 필요에 따라서는 장외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앞서 나 원내대표는 정견발표에서 "문재인 정권의 독주와 폭주를 막기 위한 첫 번째 당의 통합이 절실하다"라며 "계파정치는 종식해야 한다. 상대방에 주홍글씨를 씌우는 우리 스스로의 자해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 "더 이상 특정 계파만의 정당이 아닌 모두의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며 "계파종식을 통한 당내 통합부터 이루어야 그를 기반으로 보수 대통합을 만들 수 있고, 그렇게 해야만 대한민국의 미래를 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후보자 토론에서는 "야3당을 끌어내기 위해선 국민과의 공조가 필요하다"며 "국민여론을 어떻게 우리에게 유리하게 만드느냐가 첫번째"라며 여론전을 통한 야3당 압박 카드를 제시했다.

그는 "야3당과 협상하려면 전략과 무기로 무장해야 한다"며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선 권력구조와 함께 논의해야할 문제지, 예산안과 연계할 성격은 아니다. 선거제개편은 의원총회를 열어서 의원들 의견을 모아서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나 원내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로텐더홀의 상황 및 앞으로 연동형 비례대표제 논의는 어떻게 보나.

 "로텐더홀 상황 매우 안타깝다. 사실 두분의 야당 대표들께서 단식 중인데 하루 빨리 상황이 정리되도록 노력하겠다. 다만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비롯한 선거구제 개편은 당내 어떤 의견수렴도 하지 않은 상황이다. 제일 먼저 할 일은 당내 의견수렴을 하는 것이고 정리한 뒤에 논의할 수 있다고 본다. 정개특위 시한이 12월 말까지로 얼마 남지 않았다. 급하게 활동 시한 안에 하려고 하기보다 당내 의견 수렴하고 정개특위 기한을 연장해서 천천히 논의할 문제라고 본다."

-원내수석부대표 지명은.

 "아직 지명하지 않았다. 이제 앞으로 우리 당내 모든 인사를 적재적소에, 또 널리 두루 탕평인사 등 두가지 원칙에 맞춰 할 것이다. 그리고 원내수석부대표는 사실상 대여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자리인 만큼 협상 능력이 뛰어난 분을 모시려고 한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12월 임시국회를 요구했는데 유치원3법 처리에 대해 임시국회에 동의하는가. 

 "교육위에서 치열하게 논의 중인 것으로 알고 우리당 대안도 있는 것으로 안다. 토론을 거쳐서 대안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이 부분은 교육위를 중심으로 논의할 것으로 본다. "

-2월 말 전당대회 시기인데 앞당길 수 있는지, 지도체제에 대한 입장은.

 "개인적 소신은 집단지도체제지만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겠다. 개인 소신만으로 결정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의원들과 다양한 논의를 하겠다. 전당대회 시기를 앞당기는 문제는 실질적으로 조강특위 활동 경과를 보면 아직 당협위원장들을 다시 임명하는 절차가 진행되지 않았다.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

-야권 보수통합에 대한 방향은 

"보수통합 부분에 있어서 늘 우리 당 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고 본다. 바른미래당 의원들 중 몇분 의원들이 원내대표 선거 이전에 입당하길 희망한 것으로 안다. 바른미래당과의 당대당 통합, 이런 부분도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일방적으로 되는것은 아니고 원하는 의원들과 함께 하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다고 본다. 우리 정당의 가치를 함께 할 수 있으면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되는 게 아니라 모든 문을 열어 받아들여야 한다. 어느 당, 어느 세력 통합을 말하는데 먼저 우리당이 정통 보수 정당으로 자리매김하고 정당으로 정상적 모습을 확실하게 갖추면 이미 지지율이 회복됐지만 더 신뢰받으며 자연적으로 보수통합 속도도 빨라질 것이다. 토론 과정에서도 말했지만 당내 통합부터 시작해서 보수통합이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이번 선거로 새로운 보수통합 가능성을 열 수 있다고 본다."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에서는 국회의원 세비 인상분 반납에 대한 긍정적 입장인데 이에 대한 입장

"선거로 기사를 자세히 읽지 못해 세비 인상이 얼만지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액수로 몇천만원은 의원 개인이 아니라 보좌진 세비를 같이 검토한 것으로 안다. 다른 공무원 임금 인상분과 같이 검토해보겠다. 여기서 당장 우리도 반납하겠다 말하는것보다는 내용을 들여다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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