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광주일보 캡쳐
[김홍배 기자]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사칭해 윤장현 전 광주시장(69)에게서 돈을 송금받고 자녀 채용 청탁까지 한 김모 씨(49·여). 김 씨는 권 여사 및 권 여사의 지인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 씨는 ‘1인 2역’을 소화하며 광주시장실까지 직접 찾아가는 대담함을 보이기도 했다. 

실제로 김 씨는 권 여사의 지인 역할을 하며 시장실을 찾아가 당시 현직이었던 윤 전 시장을 만난 사람도 김 씨였다. 윤 전 시장은 네 차례에 걸쳐 실명으로 4억5000만 원을 보냈고, 김 씨는 어머니 명의 통장으로 돈을 받았다.

이렇듯 '가짜 권양숙' 역할에 '1인 2역'을 한 김모 씨는 전과 6범으로 최근 몇 년간 광주·전남지역 주요 정치인 선거캠프에서 활동하며 SNS 전문가로 알려진 인물.

김씨는 검·경 조사에서 자신을 휴대전화 판매업자로 주장했지만, 사실 광주·전남 선거판에선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선거 전문 자원봉사자라는 게 지역정가 관계자들의 말이다.

김 씨가 활동한 캠프는 2015년 광주 서구을 보궐선거 천정배 후보, 2016년 총선 광주 서구을 양향자 후보와 광주 북구갑 강기정 후보, 2017년 대선 민주당 광주시당, 2018년 지방선거 광주 서구청장 서대석 후보 등임. 동인은 캠프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은 것은 아니었지만 가족까지 데리고 오는 등 다소 극성인 모습을 보였고 또 활동비나 청탁 등 자신의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으면 경쟁 후보 캠프로 옮겨 비방을 일삼았다고 한다.

14일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선거판에서 김씨를 모르면 간첩이라고 할 정도로 유명한 인물이다. 지난 대선 때는 민주당 홍보에 열성적인 면을 보이기도 했다”면서 “윤 전 시장이 전통 정치인이 아닌데다, 시민사회활동을 한 탓에 김씨를 몰랐던 듯 하다.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한때 법무사를 고용해 법무사 사무실을 차리기도 한 김 씨 부부는 잦은 선거캠프 활동으로 넉넉한 생활은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 이후 캠프에서 친분을 맺은 몇몇 인사들에게는 아들이 다쳤는데 병원비가 없다며 20만~30만원을 빌려달라고 부탁을 하기도 했다는 전언.

하지만, 최근에는 고급 외제 승용차를 몰고 다니는 모습이 목격되면서 윤 전 시장에게 받은 돈으로 구입한 것 아니냐는 말들도 나오고 있다고...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