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가며 시간이 더 빨리 흘러간다고 느껴지는 건 아마도 삶의 시간이 유한함을 알기 때문이요, 한살 더 먹는다'의 의미가 예전같지 않게 다가오는 것 역시 지나 온 시간의 무게 때문이리라.
문득 박완서의 노년에 대한 생각을 정리한 '일상의 기적'이란 시가 떠오른다
덜컥 탈이 났다.
(중략...)
언제나
내 마음대로 될 줄 알았던 나의 몸이,
이렇게 기습적으로
반란을 일으킬 줄은
예상조차 못했던 터라
어쩔 줄 몰라 쩔쩔매는 중이다.
이때 중국 속담이 떠올랐다.
“기적은 하늘을 날거나
바다위를 걷는 것이 아니라,
땅에서 걸어 다니는 것이다 ”
새해에도 덜컥 탈이나지 않는 한 땅 위를 걸으면서 수없이 다양한 일들과 마주하며, 실망과 희망도 얻을 것이요, 잃은 것은 무엇인지, 얻은 것은 무엇인지 되새김질 하리라.
오늘 하루 역시 소중한 나의 인생, 물 흐르듯 살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물은 자기의 진로를 찾고 멈추는 일이 없고 스스로 움직여 다른 것을 움직인다. 물은 장애를 만나면 그 세력이 배가 되며 스스로 맑고자 하고, 다른 것의 더러움을 씻는다. 물은 넓은 바다를 채우고, 비가 되고, 구름이 되고, 얼어서 영롱한 얼음이 되지만, 그 성질을 잃는 법이 없다"
심일보 기자
jakysi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