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영애
[김승혜 기자]배우 이영애가 어려운 경영난으로 사실상 폐원 수순을 밟는 국내 첫 여성 전문병원인 제일병원 인수 컨소시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애 측 관계자는 1일 전화통화에서 "제일병원이 법정관리 신청을 통해 회생절차에 들어가게 되면 이영애 씨 등 몇몇이 병원을 인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영애는 쌍둥이 자녀를 모두 제일병원에서 출산했으며, 현재도 병원을 종종 이용하고 있어 병원 사정이 어렵다는 소식을 듣고 도울 방법을 모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의료계에 따르면 제일병원은 사실상 폐원수순을 밟고 있다. 지난해 11월 입원실과 분만실을 폐쇄한데 이어 응급실 운영도 평일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축소 운영하고 있고 셔틀버스도 새해부터 운영이 중단됐다.

또 병원측이 올해부터는 의료진에게 외래진료를 알아서 하라는 통보를 한 상황이어서 사실상 중단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식적으로 폐원 공지는 하지 않았지만 그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다.

지난 1963년 12월 서울 중구에 문을 연 제일병원은 국내 첫 민간 여성 전문병원으로 명성을 쌓아왔다. 배우 이영애를 비롯, 고현정 등 유명 연예인이 이 병원에서 출산했고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 등 삼성가 3∼4세도 이곳에서 태어났다.

1996년에는 설립자의 유언에 따라 삼성의료원에 무상으로 경영권을 넘기면서 삼성제일병원으로 이름을 바꿨다.

그러나 2005년 다시 삼성그룹 계열에서 분리된 이후 무리한 투자가 이뤄지면서 병원 경영이 어려워졌고 저출산 여파도 병원 경영 악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2014년 5490건이던 제일병원 분만 건수는 2015년 5294건, 2016년 4496건으로 매년 줄고 있다.

경영난이 지속되자 병원을 떠나는 의료진이 한두 명씩 생겨났고 이를 따라 환자들도 병원에 등을 돌렸다. 현재 병원장은 공석 상태고 지난해 10월에는 간호사를 비롯한 일반 행정직원 급여를 지급하지 못했고 11월에는 의료진의 월급마저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병원 전 관계자는 "병원 경영이 어려워진 것은 오래됐고 올해부터는 외래진료도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폐원 수순인 상황"이라며 "인수가 돼야 정상화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영애씨는 이전부터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병원 인수에 나섰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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