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의 KT&G 사장 교체 개입 및 적자 국채 발행 의혹 등을 폭로한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이 2일 오후 서울 역삼동의 한 빌딩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신소희 기자]청와대의 KT&G 사장 교체 개입 및 적자 국채 발행 의혹 등을 폭로한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이 유서를 남기고 잠적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3일 "신 전 사무관의 친구에게 오전 7시에 자살 암시 내용이 담긴 예약 문자가 들어왔다"며 "8시20분께 접수를 받고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문자 메시지의 내용은 '요즘 일로 힘들다', '행복해라'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신 씨의 주거지를 수색하여 유서와 핸드폰을 발견했다.

경찰은 여성청소년 수사팀과 강력팀을 투입, 인근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는 등 신 전 사무관의 동선을 추적 중이다.

앞서 2일 신 사무관은 "저 말고 다른 공무원이 절망하고 똑같은 상황에 처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제가 고시를 4년 준비했고 4년 일하고 나오게 됐다"면서 "KT&G 사건을 보고 났을 때의 막막함과 국채사건을 보고 났을 때의 절망감을 (돌이켜보면) 다시는 다른 공무원이 같은 상황에 처하지 않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신 전 사무관은 "저 말고 다른 공무원이 일하며 회의감에 빠지는 일이 없도록 하고 싶어서 동영상을 찍고 자료를 공개했다"면서 "저는 공익 제보자가 숨어다니고 사회에서 매장당하는 모습이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익 제보자로서) 법적 보호는 받고 싶다"면서 "고발당하고 법적 절차를 밟고 사회적으로 안 좋게 되면 누가 용기를 내겠는가. 공익 제보자가 저로 인해 또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 전 사무관은 "저는 정치·이해집단과 관계없고, 순수히 이 나라 행정조직이 나아졌으면 하는 바람이었다"면서 "제가 나서면서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고 조금 더 합리적이고 나은 곳이 되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정권이 아닌 시스템이고, 그 속에 일하는 한명 한명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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