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호 기자]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해 한국갤럽이 지난 21일 발표한 여론 조사에서 긍정 평가는 45%, 부정 평가는 46%였는데,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서는 '데드크로스'가 취임 후 처음 발생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달 31일과 이달 2일 이틀간 전국 유권자 100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한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지난주보다 2.0%포인트 오른 47.9%로 집계됐다. 다행이 하락세를 이어온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4주 만에 소폭 반등해 긍정평가가 다시 부정평가를 앞섰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긍정-부정 평가가 오차범위 안에 있다고는 하지만 중도는 물론 진보와 호남 등 전통적인 지지층에서 지지율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는 걸 눈여겨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거의 대부분의 지역과 계층, 직업군에서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는 구조화의 징후까지 보이고 있는 점은 데드크로스의 의미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디.

특히 데드크로스에 정치권의 관심이 높은 이유는 재역전이 쉽지 않기 때문으로 역대 정부에서 지지율 데드크로스가 발행한 이후에도 일시적으로 다시 골든크로스(긍정 평가가 부정 평가를 앞서는 것)를 기록한 적은 있지만 전체적 흐름을 내리막에서 오르막으로 바꾸는데 성공한 정부는 없었다.

문 대통령이 지지율 추락의 위기를 맞은 건 무엇보다 고용, 투자 등 경제 지표에 빨간불이 켜진 데다 정부의 일방통행식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부작용으로 인해 경제 회복과 민생 안정에 대한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인데, 한국갤럽 측은 "부정 평가 이유 중에 '경제가 안 좋다'는 게 가장 많다"며, "내년에 최저임금 인상이나 노동시간 이슈가 재차 불거질 텐데 이를 잘 관리해야 지지율 추가 하락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 취임일은 2017년 5월 10일로 데드크로스 상황을 맞은 것은 집권 20개월 때이며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17개월째에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집권 1년차 2분기 때 광우병 사태로 데드크로스를 맞았지만 2년차 4분기 때 골든크로스로 만회하다가 집권 4년차에 들어서면서 다시 데드크로스가 일어났다.

정치 평론가들은 데드크로스 발생은 정치적으로 청와대의 힘이 빠질 수 있으며, 당에 대한 장악력이 약해지고 여당 내부 기류가 변화할 가능성도 커진다고 지적했다.

또한 다음 총선(2020년 4월) 때는 '문재인 마케팅' 같은 현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는 등 그 영향력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서는 결과가 향후에도 지속되거나 높아진다면 ‘조기 레임덕’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어느덧 집권 3년차에 접어든 문재인정부가 ‘데드크로스’ 현상을 가만히 좌시해선 절대로 안된다고 이 의원은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드크로스’ 현상의 주원인으로 지목되는 경제 문제가 단시일 내에 극복하기 어렵다는 현실은 문 대통령 지지율에 대한 전망에 암울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한 매체에 “경제 문제가 단시간 내에 회복될 수 있겠느냐”면서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취업과 결혼 등 장래 문제로 고민이 많은 20~30대들의 이탈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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