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9월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열린 토론, 미래: 대안 찾기 제 10차 토론회에서 정진석 의원이 장제원 의원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왼쪽은 김무성 의원.
[김민호 기자]최근 정치인들 중에는 유독 2세 정치인들이 급변하는 정국 속에서 각종 구설에 올라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

손혜원 의원의 목포 투기 의혹으로 촉발된 국회의원의 이해충돌 방지 의무 위반 논란이 이번에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에게 옮겨붙었다. 지난해 예결특위 간사였던 장제원 의원은 친형이 총장으로 있는 동서대가 포함된 역량강화대학 사업에 대해 지원을 늘리라는 발언을 했던 것으로 파악돼 논란의 중심에 섰다.

12대 때 국회부의장을 지낸 고 장성만 전 의원의 아들인 중앙대 출신의 장 의원은 18대에 국회에 처음 발을 들였으며 최순실 게이트를 거치면서 한국당을 박차고 나와 바른정당 대변인을 맡으면서 보수 혁신을 강조했었다. 하지만 이번 19대 대선서 유승민 의원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고, 보수가 한국당 중심으로 결집하자 결국 한국당으로 복당했다.

한국당 원내대표를 맡은바 있는 정진석 의원도 2세 정치인이다. 정 의원의 아버지는 6선을 지낸 고 정석모 전 내무부장관이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의원 역시 충북 진천서 초선 의원을 지내고 서울 성동·강남 등을 포함해 5선을 역임한 고 정운갑 전 농림부장관의 아들이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김무성 의원도 대표적인 2세 정치인이다. 김 의원(6선)의 선친인 김용주 전 전남방직 회장은 제5대 국회의원이었다.

남경필 전 경기도 지사 역시 2세 정치인으로 경남여객 대표, 경인일보 사주, 14∼15대 의원을 지낸 고 남평우 의원의 장남이다. 1998년 부친이 국회의원 임기 중 사망하자 보궐선거를 통해 지역구를 계승했다. 한나라당 대변인, 원내수석부대표, 경기도당 위원장, 최고위원 등 요직을 지낸 남 전 지사는 경기도지사에 당선되며 대선주자로 거듭났으나 지난 대선서 바른정당 후보로 경선에 나섰지만 유승민 의원에게 패배했고 지사선거에서도 이재명에게 패배해 재선에 실패했다.

18대 국회 최연소 의원이었던 김세연(41ㆍ부산 금정) 새누리당 의원의 부친은 5선에 빛나는 김진재 전 의원이다. 김 의원은 19대 때도 무난히 승리하며 아버지와 합쳐 7선에 성공했다.

지난 총선을 통해 유수호 전 의원의 아들인 유승민 의원도 대구 동구을에서 3선 배지를 달았다.

김한길 전 의원의 부친은 고 김철 사회당 당수다. 김 당수는 1971년에는 통일사회당 후보로 제7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하는 등 민주화와 진보 정당 발전에 기여한 바가 크다.

전남 여수갑에서 4선에 성공한 김성곤 전 민주당 의원의 부친도 유명한 정치인이다. 김 의원의 아버지는 한국은행 부총재를 역임한 데 이어 8, 9대 총선에 당선됐던 김상영 전 의원이다.

17대에 이어 20대에 국회에 입성한 노웅래 민주당 의원도 2세 정치인으로 눈길을 끈다. 서울 마포갑에서 배지를 단 노 의원의 부친은 마포구청장 출신으로 국회부의장까지 올랐던 노승환 전 의원이다.

이종걸 민주당 4선 의원은 독립운동가 집안 출신이다. 이 의원의 조부는 우당 이회영 선생이고 작은할아버지는 초대 부통령인 이시영 선생이다. 또 이종찬 국민의 정부 초대 국가정보원장은 이 의원의 사촌형이다.

'아버지의 절반만 닮았어도…'

 
정치세습이라는 비난도 있지만 민주주의가 오랫동안 정착된 서구 선진국에서도 2, 3세 정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미국에선 케네디가(家), 부시가, 록펠러가 등 정치명문가가 형성돼 있고, 일본은 집권 자민당의 경우 중·참의원 가운데 30%인 120여 명이 2세 정치인이다. 공교롭게도 시진핑(習近平)중국 국가주석은 시중쉰(習仲勳) 전 부총리의 아들이고, 아베 신조(安倍晋三)일본 총리는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전 총리의 외손자이자 아베 신타로(安倍晋太郞) 전 외상의 아들이어서 한·중·일 지도자가 모두 2세 정치인이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아버지의 절반만 닮았어도'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5선 국회의원에 이어 대통령에까지 올랐지만 지금은 영어의 몸이 됐고 김현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은 아버지에 비하면 모자라도 한참 모자라는 행보로 정치의 뒤안길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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