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한국당 당권주자인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8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여성연대 워크숍'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김민호 기자]·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서로에 대해서는 덕담을 주고받는 등 우호적인 반면 홍준표 전 대표를 향해서는 동시에 연일 견제구를 날리고 있는데, 이는 지지층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오 전 시장과 황 전 총리는 지지층이 거의 겹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당의 당내 지형으로 보면 정치적 대척점에 있지만, 그런 만큼 오히려 서로 빼앗아올 표가 거의 없는 셈으로 자연히 '양자 대결'로 가게 되면 구도가 안정돼서 선거운동을 하기에 편안한 여건이 되는 것이다.

반면 홍 전 대표는 정치적으로는 비박계에 가까운 것으로 평가받지만, 탈·복당 경력이 없고 검사 출신인 등 오 전 시장, 황 전 총리와 각각 중첩되는 지지층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홍준표 전 대표는 친박도, 비박도 아닌 그냥 '홍준표'"라는 한국당 관계자의 말처럼, 홍 전 대표가 등판하게 되면 당권 경쟁이 '3자 대결'이 되면서 구도가 복잡해진다는 것.

일찌감치 지역 순회 일정을 시작한 두 사람으로서는 홍 전 대표의 출판기념회까지 그를 극력 견제하면서 자연스럽게 구도를 '양자 대결'로 좁혀간다는 점에서 정치적 이해관계가 일치한다는 해석이다.

물론 이를 두고만 보고 있을 리 없는 홍 전 대표는 출판기념회에서 당권 도전 여부를 천명할 예정이지만, 그 전 지역 순회 일정으로 시동을 걸었는데, 홍 전 대표는 'TV 홍카콜라 게릴라 생방송'을 명분삼아 25일 대구, 26일 부산을 방문하는 등 '영남권 단속'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한국당 텃밭인 TK 지역은 물론 PK 지역 현역 의원 상당수가 황교안 전 총리를 지지한다는 분석이다. 당초 PK 친박계는 황교안 전 총리와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 지지파로 양분돼 있었다고 . 그러나 황교안 입당 후 PK 전체 25명의 한국당 의원 중에서는 황 전 총리를 지지하는 입장이 다수라는 것. 현재로선 잔류 비박계 의원도 대부분 황 전 총리 쪽으로 기운 분위기라 하는데, 20명 안팎의 의원이 황 전 총리 지지 세력으로 분류된다고 얘기가 나오고 있다.

반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전당대회 출마를 굳히고 사실상 물밑 선거운동에 나섰다는 말이 무성하지만 당 내에서 오 전 시장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비박계·복당파 등의 지지를 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지만 실상 아직까지는 '고립무원'이라는 평가가 많다고.

이는 비박계나 복당파가 사실상 해체된 것이나 마찬가지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최근 사석에서 김무성 의원에게 고성을 낼 만큼 서로의 의견 일치가 안되는 상황인데다, 당협위원장 뱃지를 뗀 인사들의 상대적 박탈감도 커서 김용태 의원에게 서운함을 드러내는 인사들도 적지 않다는 게 당 관계자의 전언인데, 비박계·복당파 사이에서 이제 더 이상 정치세력이 아닌 동호회 수준에서 만나자는 말까지 나온다고.

이에 따라 오 전 시장이 과연 개혁보수의 이미지를 어떻게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라는 분석인데, 예컨대 무상급식 논란으로 서울시장을 넘겨준데 대한 부채를 청산하기 위해 '새로운 개혁보수' 프레임을 어떻게 짤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 당 내에선 그간의 오 전 시장의 행보가 오락가락했던 측면이 있어 당권 도전 출사표를 던져도 얼마나 모일지는 미지수라는 평임. 당 내에선 당권을 두고 2강(황교안·오세훈) 1중(정우택)이거나 1강(황교안) 2중(오세훈·정우택)이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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