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전직 대통령들에 이어 전직 대법원장과 전·현직 도지사들까지 구치소에서 씁쓸한 설 명절을 맞았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올해도 서울구치소에서 홀로 명절을 맞이했다.  박 전 대통령이 수감된 서울구치소는 설 당일 아침 식사로 떡국, 오이양파무침, 감자반, 배추김치가 나온다. 점심 식사는 동태찌개, 계란찜, 시금치무침, 배추김치가 나온다. 점심 특식으로 포자만두와 우유 1개가 추가 제공된다. 저녁 식사는 콩나물국, 닭조림, 풋고추쌈장, 배추김치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3월31일에 구속돼 2년여의 옥중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2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 받았고 현재 대법원에서 심리 중이다. 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수 사건은 1심에서 징역 6년이 선고돼 항소심이 진행중이며, 20대 총선 과정에서 공천에 개입한 혐의로는 징역 2년이 확정됐다. 박 전 대통령과 공모관계로 기소된 최순실(63)씨도 여전히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앞서 설 연휴 첫날인 2일, 박 전 대통령의 68번째 생일이었다. 수천 명의 지지자들은 서울구치소에서 생일 축하 집회를 열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구속돼 구치소에서 보내는 첫 설날이다. 다스 비자금 횡령과 삼성 뇌물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 받고 현재 서울고법에서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최근 법원 인사로 재판부 변경이 예고되자 “구속기간 만료일 내 충실하게 진행될 수 있을지 우려된다”며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보석을 신청했다.

양승태(71·사법연수원 2기) 전 대법원장과 김경수(52) 경남도지사는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안희정(54) 전 충남도지사는 박 전 대통령과 같은 서울남부구치소에서 미결수용자 신분으로 홀로 설날을 보내고 있다.

▲ 호송차 향하는 김경수 경남지사
이들 모두 휴일인 설날에는 접견이 허용되지 않아 구치소 내 독방에서 책이나 TV 등을 보며 홀로 시간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서울구치소 등은 연휴 첫날이자 토요일이었던 지난 2일 하루에만 가족 등 일반인 접견을 허용했다. 변호인들은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접견을 할 수 없다.

또 교정본부에 따르면 설 연휴기간에 교화방송센터에서는 ‘램페이지’, ‘퍼스트 어벤저’, ‘레디 플레이어 원’, ‘코코’, ‘궁합’ 등 5편의 영화를 교화방송TV를 통해 방영할 예정이다.

양 전 대법원장은 설 연휴 기간에도 검찰청사에 출석한다. 검찰은 지난달 24일 구속된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기간을 연장했고 오는 12일 이전에 재판에 넘길 전망이다. 그에 따라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을 설 연휴에도 비공개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차기 여권 대선 주자로 꼽혔던 김 지사와 안 전 지사는 각각 불구속 상태로 형사재판을 받았으나 최근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에서 구속됐다.

이들은 구치소에서 향후 진행될 항소심과 상고심에 대비한 구상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와 안 전 지사는 각각 선고 직후 즉각 항소장을 법원에 제출했다. 김 지사는 “항소심을 통해 진실을 반드시 밝히겠다”는 옥중편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